“도청하는 줄 알고”…KBS '곡괭이 난동’ 40대, 법정서 혐의 인정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한국방송공사(KBS)의 라디오 프로그램 생방송 도중 스튜디오 외벽 유리창을 흉기로 깨뜨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혐의를 인정했다. 이 남성은 방송국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도청·해킹한다고 생각해 이러한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사진=뉴시스)

서울남부지법 형사14단독 권영혜 판사 심리로 7일 열린 이모(47)씨의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 1차 공판에서 이씨의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이씨가)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도 모두 동의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씨는 기소된 이후 법원에 수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8월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라디오 오픈스튜디오 외벽 유리창을 곡괭이로 깨부수고, 라디오 프로그램 생방송 진행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가 깨뜨린 외벽 유리창은 시가로 3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 조사 결과 이씨는 방송국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훔쳐본다고 생각해 이런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검찰은 공소요지를 통해 “이씨는 평소 자신의 일상에서 발생한 일이 라디오 프로그램 소재로 등장하자 방송국에서 휴대전화를 도청·해킹해 소재를 얻어간다고 오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건 당시 이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이튿날인 8월 6일 법원은 “도망하거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