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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전립선비대증 개선에 인공지능 도움

이순용 기자I 2016.04.04 16:25:32
[이윤수 비뇨기과 전문의]사람들은 이세돌과 인공지능과의 바둑대결 이후 인공지능이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다. 미래에 로봇과 인공지능이 가져올 ‘제4차 산업혁명’은 무서운 속도로 우리 곁에 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와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근대화의 촉매가 되었던 18세기 증기기관의 발명은 1차 산업 혁명의 시작점이 되었다. 산업혁명이 인류를 풍요롭게 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9세기 2차 산업혁명 때는 전기· 화학 기술의 발전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 졌다. 20세기 컴퓨터와 인터넷이 이끈 정보화 물결로 3차 산업혁명을 가져왔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은 로봇과 인공지능의 발달이 가져올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경제, 고용, 사회 모든 분야에서 모든 것을 바꿀 것이다. 특히 고용분야에선 몇 년 안에 거대한 실업으로 인해 심각한 사회문제에 직면하리라 본다. 미래학자들은 이제 의료에서 의사의 역할이 줄어들고 로봇이 진료업무를 대행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벌써 미국에서는 왓슨이라는 인공지능시스템이 암진단 및 치료에서 의사의 역할을 돕고 있다. 좀더 발전하면 많은 의사들이 직업을 잃고 진료실을 떠나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이 진단분야에서 많은 발전을 하고 있지만 아직 수술분야에서는 숙달된 의사의 손을 필요로 한다. 장기의 병변부위를 제거하고 필요한 부위는 다시 연결하고 기능을 되살려 놓기 위해서는 오랜 경험과 날렵한 수술솜씨가 요구된다. 현재 로봇수술이란 게 실제로는 의사가 마치 컴퓨터 게임을 하듯이 손을 움직이면 컴퓨터회로를 통해 기계손이 메스를 잡고 장기를 가르며 가위가 혈관이나 주위조직을 자른다. 훌륭한 외과의사의 조건은 날카로운 눈썰미와 강철 같은 심장과 섬세한 손길이다. 로봇수술이 발전하면 외과의사의 조건이 컴퓨터 게임을 잘하는 의사로 바뀔 것이다.

현대에 의학공학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는 전립선 수술방법의 발달을 보면 알 수 있다. 로봇수술은 비뇨기과에서 크게 발전했다. 전립선암 환자에서 근치적 전립선 적출술에 로봇을 이용해 수술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물론 전립선 복강경수술 결과도 로봇수술과 유사한 결과를 가져와 로봇에 맹신할 필요는 없다.

현대의료는 전립선비대증 치료방법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과거 소변을 보고 싶어도 제대로 소변이 나오지 않아 불편을 겪던 전립선비대증의 유일한 치료는 배를 열어 전립선을 제거하는 개복수술이 전부였다. 개복수술은 출혈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당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의료공학의 발전은 요도를 통한 방광경의 발달을 가져왔으며 수술에 응용되기 시작했다. 전기루프나 레이저의 발달로 과거의 출혈위험으로부터 벗어난 안전한 전립선제거수술이 가능해 졌다. 최근 전립선 임플란트라고 하여 녹지 않는 실을 사용해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양쪽으로 묶어 좁아진 요도를 넓혀주는 방법이 개발됐다.

국소마취로 입원없이 치료가 가능하며 단지 10분정도의 시간만으로도 젊어서와 같은 소변줄기를 되찾을 수 있다. 기존의 역행성 사정이 없어 성기능도 그대로 보존이 가능하다. 수술하기 싫어하는 남성에게 아주 편리한 시술이라고 하겠다.

비뇨기과분야에 인공지능이소변이 잘나오게 만들지는 못할 것이다. 인공지능은 성기능에 도움을 줄 수는 있으나 많은 경험과 각자의 요구에 맞춤이 필요한 성기의 섬세한 수술에는 도움이 되지 못하리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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