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코스피 지수가 2% 넘게 밀리며 1840선으로 밀려났다.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덜했던 홍콩항셍지수가 급락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매수주체가 실종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서면서 수급상황이 악화됐다.
2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대비 2.34%(44.19포인트) 내린 1845.45에 마감했다. 약보합권인 1884.55에서 시작한 코스피는 오후장으로 접어들면서 낙폭을 키웠다. 그간 상하이지수에 비해 하락폭이 적었던 홍콩항셍지수가 급락하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됐다. 이에 코스피는 장중 183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급락의 빌미를 제공할 만한 특별한 이슈는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도에 나서면서 매수 주체가 사라진 탓”이라고 분석했다.
거래소 현물시장에서 외국인이 2312억원, 기관이 904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특히 기관 중 국가·지자체가 1340억원 순매도에 나선 것이 눈에 띄었다. 반면 개인은 319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 8161계약을 팔아치웠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2171계약, 6063계약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을 합해 1624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파생연구원은 “외국인은 이머징 국가에 대한 헷지에 한국 시장을 이용하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의 선물매매는 매크로 이벤트와 관련이 있다”면서 “아시아증시가 점심 시간 이후 낙폭을 확대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즉, 아시아증시가 위험하다는 판단에 선물 시장에서 대규모 매도에 나섰다는 것.
시가총액 상위주들은 대부분 하락 마감했다. 시가총액 50위 내 종목중 오리온(001800) 삼성SDI(006400) 강원랜드(035250) LG생활건강(051900) 아모레퍼시픽(090430) 만이 빨간 불을 밝혔다. 대장주 삼성전자(005930)가 2.82% 떨어진 113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한국전력(015760) 현대차(005380) 삼성물산(028260) 현대모비스(012330) NAVER(035420) 삼성생명(032830) LG화학(051910) SK하이닉스(000660) 기아차(000270) 등 모두 파란 불을 밝혔다.
업종별로는 증권업종이 지수 급락과 함께 4%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고, 철강·금속, 종이·목재, 건설, 운수창고 업종 등이 3% 이상 떨어졌다.
지수 급락에도 상승한 종목들이 눈에 띄었다. CJ대한통운(000120)이 택배시장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고정비 절감에 따른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는 증권사 분석에 힘입어 1% 가까이 올랐다. 국순당(043650)은 2011년 투자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가치가 부각되면서 1.63% 상승했다.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의 1차 치료제를 내달부터 출시한다는 소식에 일양약품(007570)이 11.88% 올랐고, 사조오양(006090)은 가정 간편식(HMR) 시장 진출에 따른 성장 기대감과 저평가 분석에 3.67% 강세로 거래를 마쳤다. 추가 자구안 마련에 난항을 겪으면서 법정관리행(行)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에 현대상선(011200)은 17.32%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4억26만주, 5조2403억원을 기록했다. 1종목이 상한가로 치솟은 가운데 110개 종목이 상승했고, 하한가 없이 745개 종목이 하락했다. 23개 종목은 보합권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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