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CEO는 28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블랙웰을 중국에 판매하는 것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와 논의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논의에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전날 실적 컨퍼런스콜에 이어 블랙웰의 중국 수출 가능성을 재차 언급한 것이다. 황 CEO는 다만 미국 정부의 판매 허가 시점을 두고서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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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웰은 AI 가속기 이전 버전인 ‘호퍼’(Hopper)에 이은 최신 제품이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중국을 향한 AI 칩 수출을 통제해 왔다. 이에 엔비디아는 이를 피하고자 호퍼 기반의 저사양 AI 반도체인 ‘H20’을 개발해 팔았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4월 이마저 봉쇄했다. 그런데 3개월 만인 7월 다시 승인했고 최신 블랙웰 칩까지 수출길이 열리는 기류다.
엔비디아는 중국 수출용으로 블랙웰 칩의 저사양 버전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이 제품의 성능을 일반 칩보다 30~50% 낮춘다면 중국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황 CEO는 “논의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가 미국의 기술 스택을 기반으로 AI를 개발하는 게 AI 경쟁에서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달러화가 세계 표준인 것처럼 미국 기술이 전 세계에 퍼지길 원한다”며 “전 세계가 미국 기준 위에서 구축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엔비디아의 움직임 하나하나는 K반도체와 직결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수익 주력 제품인 AI 메모리의 향방과 관련이 있어서다.
업계는 특히 블랙웰의 중국 판매로 출하량이 늘어날 경우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가 더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현재 HBM3E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000660)의 올해 물량이 완판된 만큼 또 다른 공급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년 역시 공급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의 시장 지위가 굳건한 가운데 삼성전자(005930)와 마이크론이 저사양 모델을 중심으로 공급을 늘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HBM3E 퀄 테스트를 조만간 통과한 이후 6세대 HBM4에서도 승부를 걸어볼 기회가 생겼다는 의미”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