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기아자동차가 24일 준대형 세단 K7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기존 2.4L 가솔린 엔진 대신 새로운 2.5L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3.0L 가솔린 모델에는 기존 C-MDPS 보다 스티어링 감각이 더 정교하고 고급스러운 R-MDPS가 장착된다. 원가도 R-MDPS가 더 비싸다. K7의 직접 경쟁 상대인 현대차 그랜저가 전 모델에 C-MDPS를 적용한 것과 대비된다. 올해 하반기 출시가 예상되는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에도 R-MDPS가 장착된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2016년 현대차가 그랜저 IG를 출시할 당시 C-MDPS를 장착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현대차 관계자는 “R-MDPS와 C-MDPS의 장착 여부는 가격보다는 개발 방향에 의해 좌우된다”며 “스포츠 드라이빙에는 R-MDPS가 패밀리 세단에는 C-MDPS가 어울린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더해 “C-MDPS의 단점으로 꼽히는 부분은 ECU 업그레이드로 조향 정밀도를 올리고 스티어링 칼럼의 마찰도를 줄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중대형 이상 신차를 내놓으면서 C-MDPS 대신 R-MDPS 장착을 늘리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에 장착되는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은 크게 유압식과 전동식으로 나뉜다. 먼저 유압식 스티어링 휠의 경우 엔진의 동력을 이용해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돌릴 때의 수고를 덜어준다. 조향감과 직결감이 우수하지만 스티어링휠 조작이 다소 무겁고, 구조가 복잡하고, 무겁다는 단점도 있다. 연비에도 영향을 준다. 대표적인 차량이 기아 카니발이다.
최근에는 전동식 스티어링휠을 대부분 사용한다. 크게 모터의 위치로 두 가지로 구분한다. 스티어링 컬럼에 위치하는 C타입과 랙에 위치하는 R타입이다.
먼저 C-MDPS(현대기아차는 EPS 대신 MDPS로 부른다)는 스티어링휠 바로 아래에 위치한 컬럼에 모터를 장착한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제작단가와 가벼운 스티어링 휠 조작감이다. 단점은 스티어링 휠과 모터 사이의 거리는 짧지만 차축까지 거리가 멀어 운전자가 원하는 즉각적인 반응은 어렵다. 또 모터가 실내와 가깝게 위치해 일부 소음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제조사들은 스티어링휠에 들어가는 각 부품의 강성을 높이고 ECU 세팅을 매만져 조향감각을 올린다.
R-MDPS는 랙에 장착되는 형태다. 모터와 운전자 사이의 거리가 멀어 소음에서 보다 자유로울 수 있다. 또 C-EPS에 비해 조향감각이 즉각적이고 우수하다. 고속에서는 무거워지고 저속에서는 가벼워지는 기본 기능에 충실하다. 다만 모터가 조향축과 엔진에 가깝게 위치해때문에 열과 이물질로부터 내구성을 확보해야한다. 이는 제작 단가가 높아진다는 단점으로 연결된다. 최근 소비자들이 고속에서 안전하고 주차할 때 가벼운 조향 성능에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고성능 차량이나 중대형 차량에는 R-MDPS가 장착되는 추세다.
과거 현대기아차는 고급 세단 혹은 수출 모델에만 R-MDPS를 장착했다. 최근에는 싼타페나 쏘렌토와 같이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은 모델 혹은 고성능 모델에도 R-MDPS 장착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K7 부분변경 일부 모델에 R-MDPS가 장착되면서 소비자들은 “부분변경 그랜저에도 R-MDPS가 장착되는 것이 아니냐”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은 과거 유압식 스티어링휠을 사용했던 것과 달리 전동식 파워스티어링휠을 사용하면서 반자율주행이 가능해졌다. 스티어링 휠에 모터가 장착되기 때문에 별다른 조작없이 스티어링 휠 스스로 조향을 주도할 수 있다. 미래 자율주행차가 보급되기 위해선 필수적인 장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