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국내 대표 여행사로 손꼽히는 하나투어 주가가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에도 불구하고 상반기에만 60% 이상 폭등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면세점사업까지 ‘미운오리 새끼’로 전락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또 일본 규슈 지진으로 실적 불확실성까지 대두되며 목표주가도 잇달아 하향 조정되는 모양새다.
2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하나투어(039130) 주가는 올들어서만 2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2.27%)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나투어는 승승장구하던 종목이었다. 중소형주 강세장 속에서 면세점과 여행산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이어지며 지난해 한 해 주가는 47% 급등했고 상반기에만 63% 치솟았다. 하나투어가 최대주주로 참여한 SM면세점이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확보함에 따라 새로운 성장동력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다. 시장에서는 하나투어가 면세점사업이라는 날개를 달았다며 한껏 치켜세우기 바빴다.
그러나 정작 뚜껑이 열린 면세점사업은 초반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정부의 면세점관련 정책도 오락가락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주가는 급격히 하락세를 타고 있다. 유성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초기 영업개시 지연과 업체들 입점률 부진으로 인한 늦은 개장, 인지도 부족과 판관비 지출 등으로 1분기에만 55억원 적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투어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9.4% 감소한 136억원으로 추정했다. 증권사들은 기존 12만5000원~20만원이던 목표주가를 11만원~12만5000원으로 낮췄다.
게다가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지진은 또다른 악재로 작용했다. 하나투어 송출객에서 일본 비중은 37%이고 그 중 4분의 1이 규슈지역이다. 규슈지역 예약 취소로 일본으로 가는 송출객 감소와 일본 주요 자회사들의 2분기 실적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한 증권사가 부정적인 기업 분석보고서를 내놓은데 대해 기업탐방을 금지시킨 일이 알려지며 기업 이미지도 나빠졌다. 권윤구 동부증권 연구원은 “여행 수요는 전혀 위축되지 않고 있어 여행업 본업 자체는 나무랄데 없는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며 “결국 의미있는 주가 상승은 면세점의 개선속도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