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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래(81) 효성 회장과 장남 조현준(48) 효성 사장은 이날 오후 1시 40분쯤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조 회장은 흰 마스크를 쓰고 오른손에 검은색 지팡이를 짚은 채 차에서 내렸다.
조 회장은 효성 임원 두명의 부축을 받고 걸음을 옮겼다. 흰색 마스크를 쓴 조 회장은 취재진 질문에 입을 다문 채 법정으로 들어갔다.
조 회장은 법정에 들어선 뒤에야 마스크를 벗었다. 지팡이는 쥔 채였다. 부축을 받은 채로 방청석을 가로질러 피고인석 맨 앞자리에 앉았다. 장남인 조 사장도 아버지 조 회장 옆자리에 앉았다.
최창영(48)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재판에 앞서 “판결문이 120여쪽에 달해 요약해서 말해도 오래 걸리겠다”고 말했다.
2시에 시작한 선고공판은 50분 가까이 걸렸다. 조 회장과 조 사장 외에도 이상운(64) 효성 부회장과 김동곤(65) 효성 본부장(상무급) 등 효성 임직원 3명도 함께 재판을 받았다. 법원은 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3년과 벌금 1365억원을 선고했다. 배임·횡령 혐의는 무죄로 봤다. 재판에 넘겨진 지 2년 만에 내려진 선고다.
다만 재판부는 대신 조 회장이 고령에 전립선암 투병과 발작성 심방세동을 앓는 점을 고려해 법정 구속하지 않았다. 조 사장은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120시간 명령을 받았다. 그는 2008년부터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사용해 16억원을 횡령한 혐의만 인정돼 실형을 면했다.
1심 선고가 끝나고 방청객이 모두 퇴장했지만 조 회장은 자리를 지켰다. 앉은 자리에서 10여분간 미동도 없었다. 조 회장이 마스크를 다시 쓰고 법정 밖을 나오자 취재진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조 회장은 입을 굳게 다문 채 차량을 타고 사라졌다. 선친인 조홍제 창업주로부터 물려받은 효성그룹을 재계 수위로 끌어올리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지내는 등 재계 거물로 군림해온 조 회장의 뒷모습은 한없이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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