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 '빅토리 브레이크 기동'..52주 신고가

김세형 기자I 2014.09.03 15:25:07

2분기 실적 호조에 한국형전투기개발사업 모멘텀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한국항공우주(047810) 주가가 우리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의 주특기인 빅토리 브레이크 기동 처럼 솟구치고 있다. 일곱대의 T-50이 각각의 방향으로 솟구쳐 오르는 비행이다.

국내 유일의 항공기 제조회사로서 이달말 예상되는 한국형전투기개발사업(KF-X)사업 본격화와 함께 항공기 사업 자체의 성장성이 반영되고 있다.

3일 주식시장에서 한국항공우주는 전일보다 2.57% 상승한 3만7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3만8000원까지 올라 사흘 연속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6월 KF-X 사업의 추진 불확실성이 제기되면서 한 때 3만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후 브이(V)자 반등을 펼치고 있다. 두 달 여만에 30% 넘게 상승했다.

7월말 예상을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시장에 성장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기 사업은 인도기간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만큼, 최근 투자자들을 얼어붙게 만든 건설이나 조선과 비슷한 투자 위험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항공우주는 전세계 민항기 호황 속에 이전 계약분에 대해 오히려 금액을 증액시켜 가면서 예상을 뛰어 넘는 실적을 내놨다.

지난달말 일본 후지중공업과 체결한 2943억원 규모 날개구조물 공급 계약 역시 2005년 3월 계약 건에 대한 추가 공급 건이었다. 날개구조물은 최종적으로 보잉의 민항기에 납품된다.

공급 금액 증액에는 최근의 민항기 시장 호황이 자리하고 있다. 보잉은 지난 7월 내놓은 민항기 시장전망 자료에서 향후 20년간 전세계에서 3만6770대의 신규 항공기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략 5200조원 규모다.

게다가 KF-X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도 이제 어느 정도 걷혀가고 있다. 국방부와 기획재정부의 줄다리기 속에 불확실성이 있었으나 이달말 40조원 규모의 사업 추진이 확정될 예정이다. 군 안팎에서 지금 추진하더라도 향후 공군 전력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이는 사업 확정에 대한 군의 의지로 읽히는 부분이다.

한국항공우주는 블랙이글팀이 운용하는 T-50을 상용화한 업체로서 KF-X 사업에서도 주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한국항공우주는 사실상 향후 항공기 분야 군수를 독점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에서 추진하는 항공기 사업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KAI는 전투기, 헬리콥터, 민항기 기계부품, 발사체 및 인공위성 등 해외 선진국에서는 최소 5개의 독립 법인이 영위하는 사업을 전부 수행하고 있다”며 “ KAI는 하나의 회사가 아니라 거대한 미래산업 그 자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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