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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감성, 하루는 열광…잔나비가 선보이는 ‘두 얼굴의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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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백 기자I 2026.10.23 09: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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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밴드로 나뉜 두 개의 무대
사흘 공연 5분 만에 전석 매진
콘셉트 차별화… 공연 새 가능성 제시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같은 가수, 같은 공연장이어도 무대가 달라지면 전혀 다른 공연이 된다. 그룹사운드 잔나비가 하나의 공연장에서 두 가지 콘셉트의 콘서트를 잇달아 선보이는 이색 실험에 나선다. 공연마다 선곡과 연출을 차별화해 관객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한 아티스트의 공연을 여러 차례 관람할 이유를 만든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룹사운드 잔나비 콘서트 포스터.(사진=페포니뮤직)
그룹사운드 잔나비 콘서트 포스터.(사진=페포니뮤직)
소속사 페포니뮤직에 따르면 잔나비는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KSPO DOME)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첫날인 23일에는 발라드 컬렉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24~25일에는 첫 아시아 투어의 대미를 장식하는 ‘스웨트 앤 스타더스트’(Sweat & Stardust)를 선보인다. 잔나비가 동일한 공연장에서 콘셉트가 다른 두 공연을 연속 개최하는 것은 데뷔 이후 처음이다.

두 공연은 단순히 분위기만 다른 것이 아니다. 첫날은 발라드곡만으로 세트리스트를 채운다.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등 잔나비 특유의 서정적인 음악을 중심으로 사랑과 계절, 지나간 시간의 감정을 풀어낼 예정이다. 반면 24~25일 공연은 밴드 특유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전면에 내세운다. 지난 6월 타이베이를 시작으로 홍콩, 도쿄, 싱가포르, 방콕, 쿠알라룸푸르, 자카르타까지 아시아 7개 도시를 순회하며 쌓은 공연 경험을 서울 무대에 집약한다. 무대 구성과 세트리스트도 각각 다르게 마련했다.

이러한 시도가 흥미로운 이유는 공연을 소비하는 방식의 변화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통상 가수의 단독 콘서트는 여러 회차에 걸쳐 비슷한 세트리스트와 무대 연출을 선보인다. 이 때문에 팬들은 날짜나 좌석을 기준으로 관람을 선택한다. 그러나 잔나비는 공연의 내용을 차별화해 선택 기준 자체를 바꿨다. 서정적인 음악을 좋아하는 관객은 첫날을, 밴드 공연의 에너지를 즐기는 관객은 나머지 이틀을 선택할 수 있다. 두 가지 매력을 모두 경험하고 싶은 팬이라면 각각의 공연을 관람할 이유도 생긴다.

잔나비 콘서트 전경.(사진=페포니뮤직, SNS)
잔나비 콘서트 전경.(사진=페포니뮤직, SNS)
이는 공연 회차를 늘리는 방식과는 다른 접근이다. 동일한 공연을 반복해 수용 가능한 관객 수를 확대하는 데서 나아가, 한 아티스트가 보유한 음악적 자산을 서로 다른 공연 상품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특히 잔나비처럼 서정적인 발라드와 역동적인 밴드 사운드를 모두 갖춘 아티스트에게는 음악적 스펙트럼을 부각하면서 관객층을 세분화할 수 있는 전략이기도 하다.

흥행 성과도 이미 확인됐다. 지난달 21일 진행된 티켓 예매에서 3회 공연이 단 5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 지난해 인디밴드 최초로 케이스포돔에 입성했던 잔나비는 올해 같은 공연장에 재입성하며 공연 강자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번 콘서트는 잔나비의 성장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첫 아시아 투어를 통해 해외 공연 시장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데 이어, 국내에서는 새로운 형식의 공연을 시도하며 아티스트로서의 경쟁력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공연 규모를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공연의 형식과 관람 경험을 다양화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는 셈이다.

잔나비의 실험이 공연계 전반에 던지는 시사점도 있다. 국내 대중음악 공연 시장이 팬덤을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아티스트와 관객의 만남은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반복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다. 같은 노래라도 편곡과 연출, 공간 구성에 따라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공연을 단순한 음악 감상의 장이 아니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로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잔나비가 보여준 두 공연의 매진 성과는 공연의 규모뿐 아니라 형식과 구성 역시 흥행 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루는 감성으로, 또 다른 하루는 열광으로 관객을 만나는 잔나비. 이번 콘서트는 한 아티스트가 같은 무대에서 얼마나 서로 다른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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