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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친조부모만 지원한다고?…인권위 "차별적 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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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지헌 기자I 2026.03.23 12:00:04

A공사, 장남·장녀에만 가족수당 지급
차남 등에는 ''부모와 동거해야'' 지급
친조부모·외조부모 관련 지원도 차별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소속 직원의 가족수당 및 경조사 지원 기준에서 출생순서와 부계 혈통을 근거로 차등을 둔 A공사에 대해 관련 제도를 시정할 것을 권고했다고 23일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사진=뉴시스)
인권위 조사 결과 해당 공사는 직원이 장남이나 장녀인 경우 부모와의 실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가족수당을 지급해온 반면, 차남 등 다른 자녀에게는 부모와 반드시 동거해야 한다는 조건을 적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조사(弔事)용품 지급에 있어서도 친조부모 상사(喪事) 시에는 물품을 지원하면서도 외조부모 상사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부계 중심의 차별적 기준을 유지해왔다.

이에 대해 공사 측은 “전통적으로 장남·장녀가 가계 부양 책임을 맡아온 사회문화적 배경을 고려한 것이며 조사용품 지급 범위 제한은 노사 합의를 통해 한정된 예산 내에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의 판단은 달랐다. 인권위는 “현대 사회에서 부모 부양 책임이 특정 출생순서의 자녀에게만 전속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출생순서만을 기준으로 수당 지급 여부를 달리하는 것은 실제 부양 관계나 경제적 부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외조부모 차별 건에 대해서도 “민법 제768조에 따라 친조부모와 외조부모 모두 동일한 ‘직계혈족’임에도 불구하고 친가만 우대하는 것은 부계혈통주의에 기초한 차별적 처우”라고 못 박았다.

인권위는 A공사 사장에게 출생순서와 관계없이 동일한 기준의 가족수당을 지급하고 외조부모 상사 시에도 친조부모와 동일하게 조사용품을 지원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예산상의 제약이나 노사 단체협약에 근거했다는 사유만으로 특정 가족 형태를 배제하는 차별 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시대착오적인 가족 관념에서 벗어나 현대 사회의 변화된 가족 형태와 평등권의 가치를 제도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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