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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세 자녀를 키우기 위해 일을 쉬었다가 5년 만에 구직시장에 돌아온 드리앤다 코데로의 사례를 들어 미국 생산성이 연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코데로는 데이터 입력 업무를 맡았지만, 만족스럽지 않았고 현장근무를 요구해 일과 가정과의 양립이 어려워지면서 두 달 만에 그만뒀다. 그 후 코데로는 단 일주일 만에 펜실베이니아에 위한 풀장 장비 운영업체의 채용담당자로 고용됐다. 재택근무가 가능한데다가 그녀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자리였다.
코데로는 “이 일은 나에게 나와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좀 더 유연한 근무환경을 제공한다”며 “배우고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고 성장 가능성도 더 많다”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최근 생산성 개선이 꾸준히 지속되면서 미국의 한 생산성 모델은 미국의 저성장 가능성을 100%에서 60%로 낮췄다고 밝혔다. 에시바 대학 경제학 교수이자 뉴욕 연준 부총재였던 제임스 칸은 “아직 진정한 변화인지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라고 말했다.
연준 역시 이같은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팬데믹 이전 몇 년 동안 연준은 생산성 저하로 인해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해왔지만, 최근 경제성장은 연준의 예측을 지속적으로 웃돌았다. 11월 FOMC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은 중립금리에 대한 재평가를 진행 중이다. 중립금리는 경제를 뜨겁게도 차갑게도 만들지 않는 금리를 말한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생산성을 장기 추세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는 매우 어렵다”면서도 최근의 생산성 상승이 통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변화라며 “무언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쿡 이사를 비롯한 연준 관계자들은 미국 노동 생산성이 향상된 이유로 코데로 사례처럼 효율적인 일자리 매칭이 이뤄지고 팬데믹 기간동안 기업들이 인력난을 겪으며 생산성을 높인 것을 들었다. 특히 이같은 노동생산성 향상은 인공지능(AI) 기술과 시너지효과를 내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노동자들은 적은 시간과 자원으로 더 많이 생산할 수 있고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고 임금과 이익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여력 역시 커진다.
아울러 출범 첫날 불법 이민자 추방을 공약으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시행하더라도 물가에 미치는 충격이 줄어들 수 있다. 그간 도시의 값싼 노동력을 불법 이민자에 상당수 의존하고 있는 미국 노동시장의 특성상,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은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려 금리 인하 여력을 제한할 것으로 금융시장은 분석해왔으며 이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트럼프 측 논리는 다르다. JD 밴스 부통령 당선자는 지난해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맥도날드가 근로자 일부를 키오스크로 대체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키오스크로 대체되면 맥도날드에 있는 다른 노동자들은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고 이것은 모든 배를 들어 올리는 상승 조류와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나쁜 것은 시급 17달러를 버는 오하이오주 미들타운 맥도날드 근로자를 시급 15달러를 버는 이민자로 대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은 신중 모드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는 지난 3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경제 클럽에서 생산성 향상과 이민자 유입에 따른 노동력 증가를 올해 미국 경제 성장동력으로 꼽았다. 그는 “최근 몇 달 동안 무역정책 불확실성 지수가 상승한 것을 관찰했는데 이는 무역 정책 변화 위험을 반영한 것 같다”며 “물론 새로운 행정부와 의회는 어떤 정책도 제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무역 정책은 생산성과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면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