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상황에서 외환당국은 은행들로부터 실시간 달러 거래를 보고받고, 20일 국내 수출입 기업들을 만나 달러 사재기 자제도 요청할 계획을 세우는 등 총력전을 펴고 있다. 당국은 지난 16일 하루에만 10억달러 가량의 달러를 매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달러인덱스가 110선으로 상승했으나 환율 상승폭이 5원 안팎으로 제한된 것도 롱심리(달러 매수)가 어느 정도 제한됐기 때문이다. 다만 당장 이번달부터 한미 금리가 역전 될 것이라 외환당국의 ‘1400원 막기’가 오래가긴 어렵단 예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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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88.0원) 대비 5.6원 오른 1393.6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개장 전 중국 위안화, 일본 엔화 반등에 전일 대비 3.0원 하락한 1385.0원에 개장한 뒤 낙폭을 점차 줄이더니 오전 10시 30분께를 기점으로 상승 반전했다. 환율이 1390원대로 오른 것은 지난 15일(1393.7원) 이후 2거래일 만이다.
이날 환율이 장중 상승 반전한 것은 글로벌 달러화 강세폭이 커지면서 아시아 통화가 다시 약세 흐름으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 이날 109선에서 좁은 움직임을 보였던 달러인덱스는 현지시간 이날 오전 3시께 전일 대비 0.26포인트 오른 110.02를 나타냈다. 유로화가 달러당 1유로 아래로 내리면서 약세 폭을 키웠고, 아시아 통화도 모조리 약세로 전환했다. 같은 시간 유로·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05% 하락한 0.9975유로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 위안화는 역외시장에서 달러당 7.01위안대로 올라 오전 강세 흐름을 모두 반납했다. 일본 엔화도 달러당 143엔선으로 다시 오르면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내증시도 1~2%대 하락폭을 보이면서 약세장을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 투자자가 1억원 가량 순매수 전환했으나 기관의 매도 우위에 1.14%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외국인 투자자가 510억원 가량 팔면서 2.35% 내렸다. 코스피, 코스닥 지수 모두 4거래일 연속 하락 흐름을 나타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유로화가 달러 대비 패리티(1달러=1유로) 아래로 떨어지면서 달러인덱스가 110선으로 올랐고, 위안화 등 약세로 돌아서면서 오후들어 원화도 다시 하락 압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외환당국은 지난 16일 환율이 장중 1399.0원까지 오르면서 보다 적극적인 시장 개입에 나선 모습이다. 당초 외국환은행들에게 오전과 오후, 장 마감 등 하루 세 차례 달러 수급 동향을 확인하던 것을 실시간 보고로 변경하며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20일엔 수출업체들과 만나 달러 사재기 자제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같은 당국의 노력도 1400원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당장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시장 예상 수준인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다고 해도 내년 금리 상단 전망이 5%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한미 금리 격차가 점차 벌어진다면 원화의 상대적 약세를 막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승혁 연구원은 “당국의 조치가 환율 상승 속도 조절을 하는데는 어느 정도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보고를 받는다고 해서 달러 매수 흐름 자체를 막을 수는 없어 1400원 방어를 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64억5500만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