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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산업계에 따르면 녹십자는 코로나19 확진자의 혈액에서 항체를 만드는 ‘B세포’를 분리해 치료용 항체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재조합 기술을 활용해 `단일클론 항체 치료제` 개발에 돌입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예방 백신에도 독감 백신, 수두 백신, B형간염 백신 등 다양한 백신 개발을 통해 축적한 연구·개발(R&D) 역량이 적용될 전망이다.
녹십자 종합연구소가 목암생명과학연구소와 함께 치료제·백신 연구를 수행한다. 목암생명연구소는 1984년 녹십자가 B형간염 백신 개발 성공으로 얻은 수익을 출연해 설립한 국내 제1호 순수 민간 연구 법인이다. 창립 이래 36년간 290건 이상의 특허 등록과 학술논문 200여 편을 발표했다. 그동안 유전자재조합 B형간염 백신, 유행성출혈열 백신, 수두 백신 등 백신 제제와 단백질 치료제를 내놨다.
지난달 말 녹십자는 질본이 긴급 공고한 `합성항원 기반 코로나19 서브유닛 백신 후보물질 개발`과 `20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용 단일클론 항체 비임상 후보물질 발굴` 두 가지 사업에 입찰했다. 하지만 최근 2개 사업에서 국책과제 참여가 무산되자 자체적인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을 본격화했다.
유현아 녹십자 종합연구소장은 “기존의 백신과 유전자재조합 치료제 개발로 쌓아놓은 R&D 능력을 발휘해 효과적인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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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질본은 지난 18일 코로나19 백신개발 국책 과제인 ‘합성항원 기반 서브유닛 후보물질 개발’ 사업에 대해 SK(034730)바이오사이언스를 우선순위 협상대상자로 낙찰했다. 이어 19일에는 ‘치료용 단일클론 항체 후보물질 발굴’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셀트리온(068270)을 낙점했다.
다만 국책 과제에 동참한다고 해서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금이 많지는 않아 선정기업의 R&D 투자 부담이 줄어든다고 볼 수는 없다. 정부는 △진단제 △치료제 △임상역학 △백신 등 총 8개 과제에 연구비 10억원을 책정한 상태다. 계약 기간도 올해 연말까지 1년이 채 안 된다. 실제 국가기관과 공동 개발이 가능해진 셀트리온과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각각 1억원씩 정부로부터 학술연구 개발용역비를 받게 된다.
때문에 애초 정부 지원과 상관없이 컨소시엄을 꾸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뛰어든 기업들이 적지 않다. 생명공학기업 제넥신(095700)과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 전문기업 바이넥스(053030)는 코로나19 백신 합동 개발에 들어갔다.
지난 13일 제넥신·바이넥스를 비롯해 제넨바이오, 국제백신연구소(IVI),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스텍 등은 산·학·연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협업 컨소시엄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DNA(유전물질을 담고 있는 세포 내 핵산의 일종) 백신 ‘GX-19’를 개발하고, 빠르면 오는 7월 중 임상을 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