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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원정도박' 기업인 12명 재판에…판돈 561억원 달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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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욱 기자I 2015.11.04 17:01:40

도박자금 모자라면 회삿돈 빼돌려 충당하기도
검찰 "폭력조직 새로운 자금창출원으로 진화한 사건"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폭력조직의 이권이 개입된 ‘해외 원정도박 사건’ 수사결과 기업인 12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이 도박장에서 쓴 판돈은 최소 560억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4일 상습도박 등 혐의로 해운업체 K사 대표 문모(56)씨와 경비용역업체 H사 한모(65) 대표를 각각 구속기소하는 등 이날까지 기업인 12명을 기소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해외에 도박장을 개설해 기업인 등을 끌어모아 수익을 올린 폭력조직원 11명과 브로커 3명도 함께 기소됐다. 검찰은 도주한 폭력배와 브로커 등 7명을 지명수배하고 뒤를 쫓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에 연루된 기업인 12명이 원정도박장에서 판돈은 561억여원이다.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기업인들은 최소 2억원에서 최대 169억원의 큼지막한 판돈을 걸고 원정도박장을 찾았다.

이 가운데 정운호(50·구속기소)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는 2012년 3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마카오와 필리핀 카지노 정켓방(Junket)에서 101억원 어치의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상습도박)를 받는다. 정 대표는 1회 최고 3억원을 거는 고액의 외상 도박을 하며 80억원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문 대표는 2013년부터 2년 동안 169억원, 한 대표도 같은 시기에 37억여원 등을 걸고 도박을 한 혐의다. 문씨는 회삿돈 7억원을 빼돌려 도박자금으로 쓴 혐의(업무상 횡령)도 있다. 이밖에 건설업체, 금융회사, 골프장 등 대표이사 9명도 마카오, 필리핀, 베트남 등지에서 많게는 수십 억원의 판돈을 걸고 도박을 한 혐의로 각각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폭력조직의 자금 창출방식이 새롭게 진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인 등 원정도박자를 끌어들인 광주송정리파 행동대장 이모(39)씨는 마카오 원정도박 정켓방 ‘경성방’의 업주 노릇을 하며 2012~2014년 150억원 상당의 판돈이 오가는 도박장을 개설·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권에 얽힌 폭력조직은 여럿이었다. 이씨를 포함해 범서방파로 분류되는 방배동파와 영등포파, 영산포파와 양은이파로 분류되는 학동파 등 6개 폭력조직 소속 11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관계자는 “폭력조직의 주 수익원이 국내에서 해외로 변화했다”며 “폭력조직의 새로운 자금원을 차단하고자 범죄수익에 대한 추징보전을 청구했다”고 말했다.

사건은 김태촌씨의 양아들 김모(42)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뻗어나온 갈래다. 애초 검찰은 김씨의 혐의를 잡고 뒤를 캐다가 마카오 등 해외에서 활동하는 원정도박단의 실체를 포착했다. 경성방 업주 이씨는 일찌감치 2010년 마카오로 건너가 중국 폭력조직 삼합회 등과 함께 현지에서 기반을 닦다가 2013년부터는 정 대표 등 재력가를 끌어모아 사업을 확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가 지난 9월 검거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사행성과 위화감을 심각하게 조장하고, 불법 환치기로 국부가 해외로 유출된 중대 범죄”라며 “특히 사회적 책무를 지는 기업인들이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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