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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대한항공 출범 앞두고 '조종사 서열' 갈등…노동쟁의 조정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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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운 기자I 2026.09.08 14: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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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서열 산정 방식 놓고 노사 충돌 본격화
노조 "합의 사항"…대한항공 "사용자 고유 인사권"
조정 결렬 시 쟁의권 확보…필수 노선은 운항 유지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앞두고 조종사 서열을 둘러싼 노사 갈등에 휩싸였다. 노동조합이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하면서 협상이 결렬될 경우 2016년 이후 10년 만에 조종사 파업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진=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KAPU)은 2024년 단체협약과 2025년 임금협약 교섭이 합의에 이르지 못해 지난 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고 8일 밝혔다. 노조가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한 것은 2015년 12월 이후 11년 만이다.

이번 교섭의 최대 쟁점은 오는 12월 예정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에 따른 조종사 시니어리티(서열) 산정 방식이다. 시니어리티는 기장 승격 순서뿐 아니라 기본급과 각종 수당, 운항 기종 및 일정 등에 영향을 미치는 조종사 인사 체계의 핵심 요소다.

노조는 단체협약 제24조에 “회사는 노사 합의로 정한 운항승무원 서열순위 제도를 준수한다”고 규정돼 있는 만큼 통합 서열도 노사 합의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근로자의 지위와 처우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도 노동쟁의 대상에 포함한 개정 노동조합법에 따라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노조는 “기장 임명일은 기본급 체계는 물론 선임기장·수석기장 수당의 기산점이 되고, 그 격차는 정년까지 누적된다”며 “서열의 근거를 당사자들이 납득하지 못한 채 확정되면 그 불신은 결국 조종실 안으로 옮겨간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승진 대상자를 결정하는 것은 사용자의 고유한 인사권이어서 노동쟁의 조정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통합 이후 아시아나항공 조종사에게 적용할 승진 기준까지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합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대한항공은 외부 컨설팅 등을 거쳐 양사 조종사의 기존 내부 서열을 유지하면서 대한항공 소속 조종사가 불이익을 받지 않는 통합 서열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통합 이후 항공기 규모와 필요한 기장 수 등을 토대로 승격 시기를 분석한 결과 대한항공 조종사의 승격이 기존 예상보다 늦어지는 사례는 없었으며, 90% 이상은 오히려 앞당겨질 것으로 나타났다는 주장이다.

양사의 민간 경력 조종사 채용 기준 차이가 대한항공 조종사의 승진을 늦출 수 있다는 노조의 우려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대한항공은 민간 경력 조종사에게 비행경력 1000시간을, 아시아나항공은 300시간을 입사 조건으로 적용해 왔다.

다만 양사의 기존 내부 서열을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대한항공 민간 경력 조종사의 기장 승격 시기가 아시아나항공 민간 경력 조종사보다 평균 3년 3개월 빠를 것으로 분석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통합 이후 기장 승격 요건과 훈련·심사 기준 역시 대한항공의 현행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다.

단체협약 제24조를 둘러싼 해석도 엇갈린다. 대한항공은 해당 조항이 2003년 노조 내부 총회에서 부결된 뒤 새로운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효력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2004년 해당 조항 위반을 이유로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기장 승격 등에 관한 인사권이 사용자에게 있다고 판단해 기각했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서열을 제외한 임금·단체협약 사안은 잠정합의에 이를 정도로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고도 밝혔다. 회사 측은 “기장 승진 순위 관련 사항은 쟁의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우려해 마치 임금 등의 사항에 대해서도 노사간 이견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노동쟁의 조정 기간은 신청일로부터 15일이며 노사 합의에 따라 15일 연장할 수 있다. 노조는 지난 4월 조합원 총회에서 약 80%의 찬성으로 쟁의행위 추진안을 가결한 만큼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대한항공은 필수공익사업장인 만큼 실제 쟁의행위에 돌입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운항은 유지된다. 기존 결정에 따르면 필수유지 운항률은 국제선 80%, 제주 노선 70%, 국내선 5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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