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민음사는 2004년 5월 세계문학전집 한 편으로 처음 출간된 ‘인간 실격’의 100쇄 돌파를 기념해 단행본으로 첫 선을 보인다고 14일 밝혔다.
출판계에서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온 구간(舊刊)이 특별한 홍보 없이 꾸준히 팔려 100쇄를 찍은 것은 이례적이다. 올해 2월 400권을 돌파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중 100쇄를 찍은 작품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과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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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등단해 파란만장한 삶을 산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로 현재까지 일본에서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과 함께 가장 많이 판매됐다. 소설은 인간이 맺는 관계에 대한 근원적 공포와 회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순수한 젊은이의 지독한 방황과 타락의 과정을 그렸다.
이 작품은 특유의 감각적인 문체, 음울한 허무주의와 자기 파멸적 정서로 제2차 세계대전 패배 후 우울과 절망에 빠진 일본의 젊은이들을 사로잡았다.
민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인간 실격’을 찾는 독자들이 크게 늘었다. 동명 드라마가 그해 가을에 방송됐지만 이전부터 책이 팔리기 시작해 그 영향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민음사 관계자는 “발표된 지 70년이 지난 지금도 ‘인간 실격’은 세계 젊은이들 사이에 읽히고 있다”며 “현실의 벽 앞에서 좌절하는 불안정한 청년들에게 특히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