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관절염 바이오의약품 경쟁자 '카티스템' VS '인보사'

강경훈 기자I 2017.11.30 13:43:00

메디포스트 '카티스템' 11월 266건 판매…월 최대
인보사 출시 영향 전혀 없어
"타격 대신 바이오의약품 이해 넓어지는 계기"

메디포스트의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사진=메디포스트 제공)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퇴행성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이 경쟁제품으로 여겨지는 ‘인보사’의 출시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티스템 제조사 메디포스트는 카티스템의 11월 판매량(약병 기준)이 266건으로 월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카티스템의 꾸준한 성장 비결에 대해 회사 측은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이 이달 8일 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를 출시하면서 퇴행성관절염 치료법이 인공관절 외에도 다른 대안이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혔고 지난 7월부터 자체적인 영업망을 구축한 게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인보사 출시 이후 카티스템과 어떤 점이 다른지에 대한 문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카티스템 출시 초기 가졌던 의구심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평가”라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사진=코오롱생명과학 제공)
카티스템은 세계 최초의 ‘타가(他家) 줄기세포 치료제’이다. 이는 다른 사람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만들었다는 뜻으로 기증받은 제대혈에서 연골로 자라는 인자만 분리·배양해 만든다. 처음 카티스템이 나왔을 때 ‘장기적인 유효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줄기세포가 계속 분화해 연골이 끝도 없이 자랄지 모른다’ 같은 불신이 있었다.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는 “이런 의구심은 일반인은 물론 의사들 사이에서도 많았다”며 “기존 치료법과의 비교를 통해 과학적 근거를 쌓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카티스템은 출시 첫해 월 평균 28건 판매에 불과했지만 지속적으로 늘어 올해에는 11월 현재 월평균 195건을 기록하고 있다. 안착에 시간이 걸렸지만 효과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다음달이면 누적 판매 7000건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연도별 카티스템 월 평균 판매 추이
카티스템은 출시 후 지금까지 ‘인공관절수술 이전에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측면에 중점을 뒀다. 인공관절은 수명이 15~20년에 불과해 최대한 수술시기를 늦춰야 재수술을 피할 수 있어 60세 이상 환자들에게 추천했다. 그때까지는 증상을 늦추거나 통증을 막는 치료가 전부였다. 하지만 카티스템은 주입하면 연골이 건강한 성인 상태로 자라기 때문에 재수술이 필요 없고, 카티스템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면 대안으로 인공관절수술을 선택할 수 있다.

인보사는 카티스템과 같은 바이오의약품이긴 하지만 만드는 방법이나 쓰임새가 전혀 다르다. 인보사는 염증을 억제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세포가 많아지도록 관절 내 환경을 바꿔준다. 카티스템은 줄기세포가 주성분이지만 인보사는 유전자를 조작한 단백질이 주성분이다. 인보사는 무릎에 직접 주사를 놓는 반면 카티스템은 무릎을 째는 수술이 필요하다. 무릎을 째고 손상된 연골을 제거한 뒤 무릎뼈에 2㎜ 깊이의 구멍을 무수히 낸 뒤 이곳을 카티스템으로 채운다. 그러면 연골세포로 분화해 1~2년 정도 지속적으로 연골이 자라게 된다. 인보사는 효과가 2년 정도 유지되는 것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카티스템은 수술이 필요한 반면 효과는 더 오래간다. 현재까지 5년 추적결과가 발표돼 있다. 인보사 출시 이후 메디포스트는 ‘닳아 없어진 연골이 자라는 재생의학’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인보사는 연골이 자라는 효과를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보사는 미국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연골재생효과를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카티스템은 수술이 필요하다는 점은 편의성에서 인보사보다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메디포스트는 이를 ‘스멉셀’ 기술로 커버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메디포스트가 독자 개발한 줄기세포 배양 플랫폼 기술인데, 세포의 증식력과 생존도, 회수율 등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이를 이용하면 현재보다 훨씬 많은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다. 메디포스트는 이를 이용한 관절염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그러면 수술 대신 주사만으로 원하는 만큼의 줄기세포를 주입할 수 있게 된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최근 관절 관련 바이오의약품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전체 관절염 치료 시장 확대 등 업계 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