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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억대 횡령·배임’ 이창하…대우조선비리로 또다시 법정에

조용석 기자I 2016.08.04 16:39:54

대우조선해양건설에 2배 이상 비싼 임대료 챙겨
친형 일식집 지원 및 아들 사업비로 회삿돈 유용
2009년 이후 7년 만에 다시 구속 기소돼

이창하 디에스온 대표가 11일 오전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고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구속된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최측근이자 스타 건축가 출신 이창하(60) 디에스온 대표가 대우조선과 관련된 비리로 또 다시 법정에 서게 됐다.

검찰은 이 대표가 회사자금으로 친형과 아들의 사업자금을 대주는 등 무려 170억대의 기업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4일 이 대표를 특경법상 배임·횡령죄로 구속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16일 구속된 이 대표는 그간 수감상태서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대우조선해양 및 건설 관련 133억원 상당의 배임죄를 저지르고, 자신이 대표로 있는 디에스온 관련 각각 17억원의 배임죄 및 26억원의 횡령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배임·횡령 혐의 액수가 176억원에 달한다.

이 대표는 2008년부터 5년간 대우조선해양건설을 디에스온이 소유한 논현동 빌딩에 입주시키면서 시세보다 2배 이상 비싼 임대료를 내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인근 빌딩의 임대 시세가 한 평당(3.30㎡) 6~8만원이었는데 이 대표는 평당 20만원 이상을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이 대표는 당시 대우조선해양건설 등기이사까지 맡고 있어 자신이 대표로 있는 디에스온과 자기거래를 한 셈”이라며 “이렇게 얻은 부당한 수당이 97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렇게 얻은 수익을 대출이자를 갚는데 쓴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 대표는 오만 선상호텔 사업과 관련, 허위 공사계약서를 작성해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약 36억원의 부당지원을 받기도 했다. 남 전 사장과 이 대표는 추가 공사가 필요 없음에도 공모해 허위 공사계약서를 작성하고 지원금을 타냈다.

이 대표는 디에스온의 돈도 쌈짓돈처럼 썼다. 회사 명의로 한남동의 고급 주택을 62억원에 매입한 뒤 1년 뒤 가족명의로 11억 8000만원 낮은 50억 2000만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또 캐나다에 거주하는 형의 일식집 운영비를 지원하기 위해 현지에 법인을 세우고 회삿돈으로 16억원을 지원했다. 이 대표는 아들 사업비로도 2억원을 쓰고 약 8억원은 개인적인 목적으로 유용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대표가 대우조선 비리와 관련돼 구속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09년 대우조선해양건설 전무로 재직할 당시 협력업체에 사옥 리모델링을 맡기는 대가로 3억원 상당의 사례비를 받은 혐의 등(배임수재 및 특경법상 횡령 등)으로 기소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3억원 등이 선고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 대표가 남 전 사장에게 디에스온 관련 부정한 청탁을 하고 돈은 건넨 혐의도 추가 기소할 예정”이라며 “현재까지 파악된 액수만도 7~8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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