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키도 웨어러블 시대…기아차 'K3워치' 실제로 써봤더니

김자영 기자I 2014.09.11 17:15:03

국내선 최초 시도..벌써 3천명 신청
2년전 도요타 시도했지만 실패로 끝나..기아차, 고객반응보고 향후 확대 적용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손목에 시계를 찬 뒤 주차장 한켠에 서있는 ‘K3’로 다가가자 접힌 사이드미러가 펴졌다. 차량 손잡이에 있는 버튼을 누르니 작동음과 함께 차문이 열렸다. 자리에 앉아 시동버튼을 누르니 스마트키를 소지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시동이 걸렸다. 운전을 끝내고 차에서 내려 다시 버튼을 누르니 문이 잠겼다.

최근 몇년 새 자동차에 일어난 변화 중 하나는 차키를 꼽는 구멍이 사라진 것이다. 키를 꽂아 수동으로 돌리던 시대에서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버튼만 눌러 시동을 거는 시대로 진화했다.

이제 또 다른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스마트키가 스마트폰에 이어 시계속으로 들어간 것. 기아자동차(000270)가 국내 최초로 스마트키 시계를 만들어 선보였다.

K3는 2년 전 출시 당시 차량에 ‘유보’ 시스템이 적용돼 스마트 카의 대표 모델로 손꼽힌다. 유보시스템은 자동차와 스마트폰을 연결해 스마트폰으로 시동을 걸고 에어컨이나 히터를 작동시킬 수 있도록 한 기아차의 최신 기술이다.

기아자동차가 국내에서 최초로 스마트키 시계인 ‘K3워치’를 개발했다. 김자영기자
이런 ‘스마트’한 K3의 이미지에 맞게 기아차 마케팅팀이 찾아낸 것이 바로 웨어러블 스마트키다. 기아차는 K3 고객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20~30대 남성들이 키를 잘 잃어버리고 소지하기 귀찮아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시계속에 키를 집어넣은 것은 지난 2012년 도요타가 처음 시도했다. 하지만 대형 세단인 ‘크라운’에 적용된 시계는 그야말로 아저씨들이 차고 다니는 은장의 구식 디자인인데다 4만 엔이라는 높은 가격 책정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특히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대한 관심이 전무해 더욱 관심을 받지 못했다.

기아차는 이를 벤치마킹해 ‘늙은’ 느낌을 배제한 똑똑하고 젊은 느낌의 웨어러블 스마트키를 만들기로 한 것. 이런 결정에 따라 소재도 플라스틱과 고무를 사용했고 어떤 의상에도 어울릴 수 있도록 세련된 디자인에 초점을 뒀다.

김중대 기아차 국내마케팅팀 부장은 “스마트키에서 중요한 부품인 PCB기판을 시계에 그대로 넣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며 “특히 여러 기능을 넣을수록 시계가 두꺼워지고 K3 2주년 기념일에 맞출 수 없어 기본적인 기능만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K3워치에서는 운전자가 가까이 갔을 때 사이드미러가 자동으로 열리며 반겨주는 ‘웰컴기능’과 시동 걸고 끄기, 문 열고 닫기, 트렁크 열기 등을 실행할 수 있다. 하지만 기아차는 시장 반응을 고려해 향후 내놓는 웨어러블 키에는 다양한 기능을 넣을 계획이다.

기아차는 당초 333개 한정으로 만들려고 했지만 회사 안팎의 반응이 좋아 이달 K3를 출고하는 고객에게 1500개까지 무상 증정할 계획이다. 벌써 이달 K3 계약자만 500명을 넘어섰고 일반인 신청자까지 3000명이 넘은 상황이다.

김중대 부장은 “회사에서도 이 정도로 반응이 뜨거울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해 놀란 것이 사실”이라며 “시장 반응을 조사해 물량을 더 늘리는 방향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기아차는 향후 출시되는 차량에 K3 워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도 고민 중이다.

기아차 ‘K3’와 스마트키 워치인 ‘K3워치’. 김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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