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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인 38.7% "통신 과열 주범은 높은 단말기 가격"

김현아 기자I 2013.09.30 18:25:16

보조금 규제 알지만 현실성 부족 지적
고가 요금제 이통사에서 압박
KT 판매점이 개인부담 가장 높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휴대폰 대리점 판매직원 38.7%는 과열된 통신시장을 안정시키려면 단말기 가격인하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삼성전자(005930), LG전자 같은 제조사들이 단말기 원가를 공개하거나 저렴한 단말기를 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조사대상의 22.3%는 정부의 보조금규제는 실효성이 없는 만큼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기보다는 시장논리에 맞춘 ‘자율시장경쟁체제’를 형성하는 게 더 필요하다고 답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상일 의원(새누리)이 지난 9월 2일부터 9월 15일까지 2주일간 서울시내 128개 휴대폰 대리점 판매직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보조금 규제 알지만 현실성 부족

휴대폰 판매 직원들은 보조금 지급 상한이 27만 원이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었다(99.2%). 하지만 지키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69.5%만 그렇다고 했고, 24.2%는 경우에 따라 다르다, 6.3%는 안 지킨다고 했다.

안 지키는 이유에 대해서는 65.8%가 가입자 모집 등 판매실적 때문이라고 했으며, 13.2%는 본사의 암묵적 지시 때문이라고 답하기도 했다.본사의 가입자 모집 종용이 보조금 과열경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보조금을 27만 원 이상 지급할 경우 82.1%가 판매점 개인이 부담한다고 답했으며,응답자의 56.3%가 30만 원 이상이 적당한 보조금지급액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보조금 지급규제가 필요하냐는 질문에 절반 이상인 57.8%가 필요하지 않다고 했으며, 필요하다는 응답은 41.4%였다.

또한 정부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에 대해서는 여전히 16.4%가 전혀 모른다고 답해 법안 통과 시 혼선을 줄이려면 좀 더 설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요금제 이통사에서 압박

본사로부터 부당한 압력을 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34.4%가 있다고 했는데, 29.5%는 고가요금제 유도와 관련해 압력받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가입자에게 고가의 요금제(LTE 55 요금제이상)에 가입을 유도한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60.9%가 대부분 그렇게 한다고 했고, 단 5.5%만이 전혀 안 한다고 답했다.

또한 신제품 단말기 출시때 밀어내기 압박을 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도 64.8%가 받고 있다고 답했다. 문제는 전시할 신제품 단말기 구입은 누가 하느냐인데, 응답자의 27.6%가 개인이 부담한다고 했다. 또한 구형 단말기 처리 때에도 40.6%가 개인이 직접 처리한다고 응답했다.

◇KT 판매점이 개인 부담 가장 높아

이동통신 3사 중 KT(030200) 판매점의 개인 부담이 가장 높았는데 , 전시할 신제품 단말기는 직접 구매한다는 응답이 41.0%로 조사돼 27.4%인 SK텔레콤 판매점이나 15.9% LG유플러스 판매점보다 직접구매율이 약 1.5배~ 2.5배 높았다.또한 본사의 판매점 구형단말기 회수율도 KT가 가장 낮았는데 LG유플러스 44.7%, SK텔레콤 41.2%, KT 41.2% 순이었다. 또 본사의 부당한 압력을 가장 많이 받는 판매점으로 KT (38.5%)가 1위를 차지하는 등 상대적으로 KT 판매점이 판매점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상일 의원은 “현장에서 느낀 것은 정부의 규제 일변도의 보조금 정책은 본사의 갖은 압박을 받으며 조금이라도 더 많은 보조금을 통해 가입자를 한 명이라도 모집하려는 판매점 입장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법 통과 이전에 법의 내용이 시장의 현실과 문제를 충분히 반영했는지 한 번 더 검토해야 하며, 무엇보다 전시폰 밀어내기나 고가요금제 가입 유도 등 본사의 부당한 횡포 방지와 단말기 원가 공개 등을 통해 올바른 이동통신시장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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