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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스타인 역풍' 트럼프, 오바마 때리기로 국면 전환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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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레 기자I 2025.07.23 09:40:03

트럼프 "오바마가 쿠데타 주도, 반역죄"
2016년 대선 ''러시아 게이트'' 연루 주장
MAGA 진영서 엡스타인 역풍 불자 맞불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6년 ‘러시아 게이트’를 조작했다는 검증되지 않은 주장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성범죄를 저지른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연루됐다는 논란으로 핵심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 역풍이 불자, 다시 음모론을 꺼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기자들의 엡스타인 관련 질문에 답하면서 돌연 오바마 전 대통령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가 쿠데타를 주도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했다. 그는 “갱단의 두목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라며 “그는 유죄이며, 이것은 반역죄”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6년 대선 때 자신의 선거 캠프가 러시아 측과 공모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을 유도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게이트’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꾸민 일이라는 주장이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연방 요원들에게 체포되는 장면이 담긴 가짜 동영상을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 계정에 퍼 나르는 형식으로 게시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든 80초 분량의 가짜 동영상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나란히 백악관 집무실에 앉아 있다가 연방 요원들에게 체포돼 수감되는 것으로 묘사됐다.

미국 내 초당적 상원 정보위원회와 정보기관은 러시아의 2016년 대선 개입 시도는 인정했으나, 오바마 전 대통령이 관련 불법 행위를 했다는 증거는 한 차례도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느닷없이 오바마 전 대통령과 러시아 게이트의 연관성을 주장하는 이유는 엡스타인 관련 의혹에 대한 맞불을 놓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마가 진영은 엡스타인과 민주당 엘리트와의 연관성을 의심하며 관련 정보를 전면 공개하라고 요구해왔다. 일각에선 그가 유력 정치인 등에게도 성 상납을 했고, 상납을 받은 유명 인사들의 리스트가 공개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세력이 엡스타인을 살해했다는 ‘타살설’까지도 믿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자신이 재집권하면 당장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하겠다고 강조했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에 외설적인 그림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나오고 트럼프 행정부는 “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히자 마가 진영에서 역풍이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엡스타인의 연관성에 대한 문제 제기 역시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 사건에 대해 “(언론의) 마녀사냥이 계속되고 있다”며 “당신들(언론)이 해야 할 것은 오바마를 잡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 사건에 대한 마가 진영의 분노를 그들이 가장 오래 집착했던 오바마 전 대통령과 러시아 게이트로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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