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만대 돌파” vs “1000대도 못 팔아” 中 자동차 업체 현실

이명철 기자I 2024.12.17 14:09:22

11월 중국 신에너지차 생산·판매량 150만대 사상 최대
중국 신생업체 3곳은 한달 110~650대 판매하는데 그쳐
中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 해외 진출로 위기 탈출 모색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지난달 중국에서는 전기차를 포함한 신에너지차의 생산량과 판매량이 150만대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 차원의 보조금 지급 등에 힘입어 경기 침체에서도 꾸준히 수요가 증가세다. 하지만 내부 업체들의 현황을 살펴보면 업체간 판매와 수익 양극화가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저장성 진화에 있는 한 전기차 생산공장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AFP)


17일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중국 내 주요 신생 신에너지차 업체 15곳의 매출과 손익을 조사한 결과 4곳의 지난달 판매량이 2000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업체별로 보면 중국 전기차 신생기업인 나자는 지난달 15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지시(650대), 촹웨이(582개), 지싱(110대)의 판매량은 1000대도 못 미쳤다.

전기차 신생기업 중 규모가 큰 리오토의 경우 지난달 4만8743대를 팔아치웠다. 올해 처음 전기차를 선보인 샤오미도 지난달 판매량(2만3156대)은 2만대를 넘었다. 비야디(BYD) 같은 대형 전기차 제조사를 제외하더라도 신생 업체간 판매량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 1~11월 누적 판매량은 지시가 4127대로 5000대도 넘기지 못했다. 촹웨이는 1만1336대를 팔았다. 지싱은 글로벌 판매량을 합해 3만2100대를 기록했다.

이들 업체보다 판매량이 낫다고 해도 상황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의 경우 지난달 2만575대를 포함해 올해 19만여대를 판매했으나 3분기에만 50억6000만위안(약 996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5만여대 판매 기록을 세운 엑스펑, 신차 흥행에 성공한 샤오미도 3분기 손실이 각각 18억1000만위안(약 3564억원), 15억위안(약 2954억원)이다.

제일재경은 “새로운 브랜드든 대형 기업이 뒷받침하는 브랜드든 판매량이 좋든 나쁘든, 대다수 기업은 아직 연속 적자의 안개를 제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신생기업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곳은 리오토가 사실상 유일하다. 올해 11월까지 누적 약 44만2000대를 판매했고 3분기 28억위안(약 5517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눈여겨볼 부분은 현금 보유 규모다. 리오토의 경우 지금까지 1065억위안(약 21조원)의 현금을 쌓아둬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한 대비를 어느 정도 갖췄다. 반면 손실이 누적되고 있는 니오의 현금 보유는 422억위안(약 8조3000억원)에 그치고, 올해 19만여대의 전기차를 판 지커는 83억위안(약 1조6000억원)에 불과하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넘쳐나는 공급 속에 소비자를 찾기 위해 끝없는 저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업체인 테슬라도 중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1만위안(약 197만원) 정도의 할인 마케팅을 수차례 진행하곤 한다.

해외 업체들과 중국 내 대기업의 공세 속에 신생 전기차 업체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손실에 경영난에 놓인 상태다.

판매 부진, 손실 확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해외 진출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관세 인상을 피해 한국 같은 시장에서 기회를 살피는 것이다.

BYD는 내년 1월 한국 승용차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고 지커도 내년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시는 주로 해외에서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업체이기도 하다.

제일재경은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소외됐던 자동차 업체들은 경쟁 압력이 그리 크지 않은 해외 시장에 희망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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