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창원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께 마산합포구 교방동에 사는 구모(74·여)씨는 교방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흰 봉투를 불쑥 내밀었다.
행정복지센터 공무원이 봉투를 열어보니 그 안엔 5만원권 20장, 총 100만원이 들어 있었다.
|
이에 공무원이 자신을 붙잡자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도움을 주고 싶다”며 “알아서 잘 전달해달라”고 당부했다.
구씨는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이 추운 겨울에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보냈으면 한다”며 이름도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았다.
오랜 기간 별다른 직업 없이 최저생계비 수준의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으로 홀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오고 있던 구씨는 지난해 말 문득 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구씨는 본인 형편도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고민을 하다 동네 폐지와 고철 줍기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어 생전 처음으로 매일 동네 2∼3바퀴를 돌며 폐지와 고철을 주워 모아 팔기 시작했고, 이런 생활이 1년가량 이어진 최근에야 100만원을 모으게 됐다. 구씨는 힘들게 모은 100만원을 모두 기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황혜정 교방동장은 “어르신 본인도 어려운 상황에서 지역사회에 모범을 보이셨다”며 “어려운 이웃들이 소중하게 쓸 수 있도록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