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혜리 기자] 파나소닉과 소니 등 일본의 대표적 전자업체들이 실적 부진에 휘청이고 있다.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곳은 파나소닉이다. 일본 2위 TV제조업체 파나소닉은 올해 7650억엔(약 10조4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면서 주가가 1일(현지시간) 19%나 빠졌다. 이는 37년8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파나소닉은 올해 TV 부문 사업 부진으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추가 구조조정을 실시하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회사측은 안간힘을 쓰며 이에 버티고 있다.
히데아키 카와이 파나소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 상황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나쁘다”면서 “하반기 실적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TV,카메라,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 PC 등 디지털 가전사업이 3개월 전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악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인원 감축은 없다고 강조했다.
마코토 센고쿠 토카이 도쿄 증권 애널리스트도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회사가 부활하기 위해 인원 감축을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파나소닉은 모든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파나소닉은 이미 지난해 4월 3만9000여명을 해고했다.
소니도 상황은 비슷하다. 소니는 올 3분기 155억엔(2115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주력사업인 TV 부문에서 타격을 입었다. 소니는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바일과 게임기기로 사업전략을 바꾸고 있으며 비용절감을 위해 자산 매각에 나섰다.
이밖에 샤프는 올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 4500억엔(약 6조1000억원)의 순손익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1일 발표했다.
이는 애초 예상했던 2500억엔 적자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지난해 적자폭 3760억엔을 웃도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샤프는 이미 중간결산(4∼9월)에서 이미 3875억엔 적자를 냈다.
샤프는 유럽발 재정위기, 아시아 신흥국에서의 TV 및 패널 판매 부진, 경쟁 격화에 따른 가격 하락에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샤프는 지분 매각과 인력 삭감 등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으나 2년 연속 대규모 적자에 빠져 회생 여부가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