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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상드르 캉토로프 "무대에서 진실한 피아니스트이고파"

장병호 기자I 2024.09.26 14:48:27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 피아니스트
내달 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리사이틀
바흐·브람스·슈베르트·리스트·라흐마니노프 선곡
"내가 가진 감정 청중에게 그대로 전달할 것"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피아니스트로서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대에서 진실하게 연주하는 것입니다.”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 (사진=마스트미디어)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27)에게는 ‘피아노계의 젊은 차르’, ‘리스트의 환생’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2019년 차이콥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프랑스인 최초로 우승한 그는 현재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연주자다. 최근 열린 프랑스 파리 올림픽을 통해 클래식이 생소한 이들에게도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개막식 당시 비를 맞으며 라벨의 ‘물의 유희’를 연주했다.

캉토로프는 최근 한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개막식 당일 비가 내려 당황스러웠고 보안상의 이유로 6~7시간 동안 대기를 해야 해 쉬운 환경은 아니었다”며 “그럼에도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연주에 임했고, 빗속에서 특별한 연주를 남길 수 있어 기뻤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캉토로프는 오는 10월 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년 만의 내한 리사이틀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에서 캉토로프는 독일 정통 피아노 연주를 보여주는 바흐, 브람스, 슈베르트, 그리고 폭발적인 연주력으로 소화해야 하는 리스트, 라흐마니노프 작품을 선보인다. 연주자로서 끊임없이 발전하고자 하는 캉토로프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캉토로프는 “이번 프로그램에서 소개하는 작곡가들은 대부분 건반과 깊은 연관성이 있는 작곡가”라며 “브람스와 슈베르트의 경우 피아니스트보다 작곡가로서 피아노가 어떤 소리를 낼 수 있는지를 생각했다면, 리스트와 라흐마니노프는 피아니스트로서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을지를 염두에 뒀다. 그만큼 각기 연주자로서 각기 다른 점을 요구하는 음악적 의미가 있는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 (사진=마스트미디어)
캉토로프는 파격적인 선곡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공연에서 캉토로프는 자주 연주되지 않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소나타 1번을 선택했다. 라흐마니노프가 괴테의 ‘파우스트’의 캐릭터를 3개의 악장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캉토로프는 “1악장 ‘파우스트’에서 나온 주제가 2악장 ‘그레첸’에서 반대로 등장하고, 3악장 ‘메피스토’에서는 1악장과 2악장의 주제가 다시 한 번 돌아가는 식으로 표현되는 매우 복잡한 작품”이라며 “연주자로서 길을 잃어버리시 쉬운 곡이지만 21세기에 매우 중요한 작품이기도 하다”고 선곡 배경을 설명했다.

캉토로프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인 아버지와 바이올리니스트인 어머니 밑에서 자라났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했지만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시기에도 피아니스트로서의 길이 맞는지 확신은 없었다. 18세 때 파리 필하모니아홀에서 2500명 관중을 앞에 두고 연주를 하면서 음악가로서의 길을 택했다.

캉토로프는 “연주자로서 계속해서 좋은 커리어를 쌓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악가로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생각을 했을 때 장기간에 걸친 프로젝트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저를 여러 수식어로 불러주는 것에 매우 특별한 감정을 느끼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가 가진 감정을 청중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라며 “어느 무대에서는 내 마음을 진실 되게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 (사진=마스트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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