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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취임 5주년 관련 별도 행사 없이 조용히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주 프랑스 파리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과 베트남 내 경제사절단 활동을 마치고 24일 귀국해 하반기 경영전략 및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앞서 구 회장은 2018년 5월 고(故) 구본무 회장이 별세하면서 갑작스럽게 그룹 경영을 맡게 됐으며, 고객가치와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그룹 성장을 이끌어왔다.
최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그룹 상장사 시가총액(보통주 기준)은 구 회장이 취임한 지난 5년 동안 181.1%, 약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구 회장 취임 후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모바일·태양광 사업을 정리하면서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배터리·전장 등 사업에 있어 성장동력을 강화해오는 전략을 취했다. 그 결과 LG전자(066570)의 VS사업본부(전장)는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장부품 분야에서 LG전자, LG디스플레이(034220), LG이노텍(011070) 등 계열사 수주 잔고는 120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주력하는 OLED TV는 전 세계적인 수요 둔화라는 악재에도 프리미엄 시장을 이끌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2020년 12월 LG화학에서 독립한 이후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27.8%)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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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LG는 2026년까지 국내에만 106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이 중 총 43조원을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차세대 디스플레이, AI, 바이오, 친환경 클린테크 등 미래성장 분야 연구개발(R&D)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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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제가 어떤 도움을 드리면 되는지 가감 없이 말해달라.”
구 회장이 LG그룹 계열사 현장을 방문하면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다. 2018년 회장에 취임한 구 회장은 전체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상하고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집중했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사업 전략을 짜고 실행해 나가도록 했다. 지주회사 대표와 계열사 CEO 역할을 명확하게 구분한 것으로, 대표로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인재 육성에 집중했다는 게 LG 설명이다.
구 회장이 취임 후 5년 동안 공을 들이는 분야로 꼽히는 것 중 하나는 인재 발굴·육성이다. 그는 3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테크콘퍼런스’를 찾아 “LG의 꿈은 사람들의 삶에 행복한 경험을 드리고 상상을 더 나은 미래로 만들어 모두가 미소 짓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꿈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과 이를 가능하게 하는 사람과 인재가 소중하다고도 강조했다.
구 회장은 지속가능한 기업으로서 LG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고객가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는 LG가 1990년 경영이념으로 선포한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의 뜻을 이어받으면서도 현재 시점에 맞게 재정의하며 고객가치 기반의 경영철학을 토대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에는 고객이 한번 경험하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가치있는 경험을, 올해는 구성원이 LG의 주인공이 돼 만드는 고객 가치의 중요성을 각각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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