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달과 견줘 1조8000억원 줄었다고 10일 밝혔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광풍이 불며 신용대출이 7조원 가까이 증가했다가 5월 초 증거금이 환불되자 신용대출을 대거 갚은 데다 주택담보대출 수요도 줄어든 영향이다.
항목별로는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6조3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SKIET 환불일에는 기타대출이 7조8000억원이나 급감했다.
주택담보대출은 4조500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전달과 비교해 증가 폭이 7000억원 줄었다. 주택매매가 줄자 대출 수요도 덩달아 감소한 것이다. 실제 지난달 주택은 9만3000호 거래가 돼 한달 전과 비교해 약 1만건 정도 거래가 줄었다. 전·월세 거래량도 3만건 넘거 감소했다.
업권별로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은 1조5000억원 줄었다.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준 것은 2014년 1월 이후 7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제2금융권도 3000억원 감소했다.
금융권에서는 대출 감소가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공모주 대어인 SKIET 청약일이 월말과 겹쳐 생긴 착시라는 것이다. 당시 SKIET 일반인 공모주 청약에 80조9017억원의 증거금이 몰리는 청약 광풍이 불었다. 신용대출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일시적으로 공모주 청약에 유입됐다가 다시 대출을 갚는 형태로 은행으로 이동한 것이다. 아울러 또 주식이나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주춤하며 신용대출 수요가 주춤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공모주 청약 관련 등 일시적 요인을 제외하고 가계대출 증가세 추이를 알아보기 위해 4월(16조2000억원 증가)과 5월(1조6000억원 감소) 가계대출 증감액을 합산해 월평균을 내본 결과 7조30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박성진 한은 차장은 “전년 동기 대비나 올해 1분기 1~3월 중 가계대출 증가세와 비교해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대출 동향을 자세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며 “가계부채 연착륙과 상환능력 위주 여신 심사 관행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