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측은 “지난달 5일 분조위의 조정안이 나온 이후 약 2개월 간 8번의 이사회 논의를 거쳤다”며 “그 결과 금융회사의 핵심가치인 고객 보호와 더불어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기 위해 심사숙고한 결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결정으로 투자원금을 돌려받을 대상은 일반투자자 831명(전체 고객 96%)이고, 총 지급금액은 2780억원이다. NH투자증권은 고객과의 개별 합의서가 체결되는 대로 최대한 빠른시일 내에 투자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옵티머스펀드의 환매중지 직후 펀드 잔고의 45%에 해당하는 1779억원의 유동성 자금 지원을 했다. 이번 이사회 결정으로 앞선 유동성 선지원 금액에 더해, 추가 지급을 통한 투자원금 전액의 지급을 마무리하게 됐다.
NH투자증권은 이번 결정이 고객에 원금을 반환하며 고객으로부터 수익증권과 제반 권리를 양수해, 수익증권 소유자로서의 지위를 확보하는 사적합의의 형태이라고 전했다. 이는 분조위가 권고한 ‘계약 취소’와는 형식이 다르지만 고객 입장에선 실질적으로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또 이번 사안에서 중대 책임이 있는 다른 기관에 대한 구상권을 보전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고객과의 사적합의로 양도받은 권리를 근거로 공동 책임이 있는 수탁은행 ‘하나은행’과 사무관리회사 ‘예탁결제원’ 등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소송 및 구상권 청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투자중개업무를 담당한 단순 판매사로서 고객보호의무를 완전하게 이행하지 못한데 대한 책임은 다하겠지만, 하나은행은 실질적으로 펀드 운용에 대한 감시의 책임이 있는 수탁은행으로서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NH투자증권은 하나은행이 펀드에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95% 이상 담는다는 투자제안서에도 불구하고 펀드가 출시된 시점부터 사모사채만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던 유일한 회사였다고 주장했다. 또 옵티머스 펀드는 누적 판매금액 1조 6000억원의 80%에 해당하는 1조 3000억원을 아트리파라다이스 등 6개 회사의 사모사채 투자에 집중하는 기형적 운용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2018년 3차례에 걸쳐 펀드의 환매자금 부족분을 고유자금인 지급준비금으로 무상 대여해 펀드의 환매중단을 막는 불법적 개입을 했고, 금융감독원은 사기방조 혐의로 하나은행을 검찰에 통보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은 예탁결제원에 대해서는 운용사 요청에 따라 자산명세서 상 사모사채를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변경, 판매사와 투자자들이 장기간 정상적인 펀드운용이 이뤄진다고 오인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NH투자증권은 구상권 청구를 통해 각각의 기관들이 합당한 수준의 책임을 이행하고, 동시에 펀드 자산회수율을 높이는 데 회사의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주주가치를 보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사회 결정을 계기로 우리 회사가 고객 중심의 경영철학을 지키고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뼈를 깎는 반성과 심기일전으로 재출발해 하루빨리 전체 조직이 정상적인 업무체계로 복귀하고, 산업의 변화와 새로운 사업기회에 대응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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