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부동산 시장 위기 온다”

박민 기자I 2020.04.17 15:37:50

[이데일리 부동산포럼]-총선 이후 바람직한 주택정책
집값, 급격히 오르면서 변동성 위험 커

[이데일리 박민 기자]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은 그동안 서울 집값이 급격하게 올라 가격 변동성 위험도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하면 2008년 글로벌금융 위기 때처럼 부동산 시장도 크게 위축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17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지하 1층 강당에서 열린 ‘2020 이데일리 부동산 포럼’에서 “그동안 글로벌 저금리 상황에서 유동성 확대로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에 돈이 몰렸고 가격이 올랐다”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부동산 (가격)이 다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아파트값은 실거래가 지수를 계산하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8% 상승했다”며 “매년 10%씩 오른 셈”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집값 상승은 정부 정책 등 국지적인 요인보다 글로벌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이 빚어낸 결과물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처럼 집값이 급격히 오르면서 그에 따라 변동성 위험도 크다는 점이다. 이 연구위원은 “자산 시장에서 가격이 많이 오르면 부담은 커지고 변동폭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급락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우 2013년~2019년까지 주택을 가장 많이 산 곳이 사모펀드인데 경기 안 좋아지니까 투자목적으로 산 주택을 팔고 있다”며 “미국에서 (주택) 경매 건수가 20% 이상 증가하는 등 부동산 가격이 급락 수준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發 사태가 장기화하면 하락장이 시작된 서울 주택시장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크게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정부 정책은 집값을 잡고, 고가주택 보유한 사람들 괴롭히는 게 아니라 시장의 변동성을 줄이는 데 최우선이어야 한다”며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핀셋규제가 아닌 범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열린 ‘2020 이데일리 부동산 포럼’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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