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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오는 3월로 예정됐던 뮤지컬 ‘모래시계’의 대구 공연이 공연장 계명아트센터의 일방적인 ‘사용 승인 번복’으로 취소됐다고 제작사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가 15일 밝혔다.
‘모래시계’의 대구 공연은 TBC와 S.J엔터테인먼트 공동 기획으로 오는 3월 5일부터 11일까지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다.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지난해 9월 22일 대관 승인을 받고 공연을 준비해오던 중 지난주 갑작스럽게 공연 진행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제작사와 기획사 측은 계명아트센터의 공연 취소 사유를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계명아트센터가 2018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공연장 사용 의사를 번복했다는 것이다. ‘모래시계’의 원작은 1995년 방영한 동명 드라마로 5·18광주민주항쟁 등 70~80년대 격동의 한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작품의 모델이 된 이야기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라는 이야기도 있다.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측은 “계명아트센터의 일방적 공연 취소는 순수창작예술인 뮤지컬 ‘모래시계’를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해석한 결과로 보인다”면서 “지방선거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공연장 사용 허가를 번복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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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계명아트센터는 정치적인 이유가 아닌 공연장 내부 점검으로 공연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계명아트센터 대관 담당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공연장 점검 등 내부적인 사정으로 공연을 보류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정식으로 취소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다”면서 “정치적인 이유로 취소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제작사와 기획사 측은 대관 승인까지 난 상황에서 공연을 취소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대관 승인 과정에서 거절하는 경우는 있어도 승인까지 한 상황에서 이를 취소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면서 “정치적인 이유로 취소하지 않았다는 계명아트센터 측 입장도 확인한 만큼 향후 대응을 어떻게 할지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래시계’는 70~80년대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무대로 세 명의 청년 태수, 혜린, 우석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건형, 강필석, 조정은, 최재웅, 김우형, 김지현, 신성록, 한지상, 장은아 등이 출연하며 지난달 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