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지리자동차가 볼보AB의 지분 8.2%를 유럽의 행동주의 투자자인 세비안캐피탈로부터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약 32억 5000만유로(4조2000억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시장 평가액보다 약 20% 이상을 더 웃돈을 준 금액이다. 말레이시아 프로톤이나 미국 테라푸지아 등 굵직굵직한 글로벌 자동차업체를 사들이던 지리자동차도 이번 인수에 가장 큰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리자동차는 볼보AB의 인수를 통해 트럭 분야에서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카 연구 등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리자동차의 이번 인수로 중국의 해외 자동차 업체 인수합병(M&A)은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부터 중국 자동차 업체는 성장이 둔화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과 유럽 등지의 자동차 업체를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2008년 이후 중국 업체가 해외 자동차 제조·부품 산업을 사들이는 데 쏟아 부은 금액은 무려 340억달러에 이른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평가절하에 맞서기 위해 자본 유출 규제에 나서며 해외 인수합병(M&A)을 막은 올해 상반기에도 자동차 업계만은 55억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지리자동차는 이미 2010년 볼보 승용차부문을 인수하며 ‘링크앤코’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지리자동차는 링크앤코를 바탕으로 중국 중산층과 함께 유럽 시장을 전면 공략할 계획을 세우고 내년부터 신차 출시 계획을 잡고 있어 중국 업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어느 만큼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에 지리자동차가 인수하는) 볼보AB는 전기차와 선진 운전 지원 시스템 등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 투자를 계기로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 공동 개발도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매출 1000억위안(16조5000억원)급 자동차 부품업체를 육성하고 2025년 중국 차 업체와 부품회사를 글로벌 10위 안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제조2025’를 통해 제시하는 등 자동차 시장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