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기업 임금격차 확대에 출산율 하락…10년간 출생아 3만명↓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대·중소기업 임금격차가 17.8% 벌어지면서 출생아 수가 약 3만1000명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파이터치연구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6개 국가의 대·중소기업 임금격차와 출산율 사이 상관관계 분석한 결과 그래프.(자료=파이터치연구원)

24일 파이터치연구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6개국의 2008년부터 2020년까지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와 출산율을 분석해 우리나라에 적용했을 때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OECD 국가 분석 결과에서 국가별 차이점을 제거한 후 임금 격차가 출산율에 미치는 순효과를 분석했는데, 특히 2011년부터 2024년까지 대·중소기업 임금격차와 출산율 간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두 지표 간 강한 반비례 관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OECD 16개국 연구에서는 대·중소기업 임금격차가 1% 늘어나면 출산율은 0.005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 국가의 경우 대기업 임금은 평균 중소기업 임금의 1.6배 수준이다. 임금이 낮은 중소기업 근로자는 자녀 양육비 부담이 대기업 근로자보다 커서 출산을 늦추거나 포기할 가능성이 더 크다. 중소기업 근로자가 대기업 근로자보다 비중이 크기 때문에 대·중소기업 임금격차가 커지면 출산율은 하락한다.

이를 우리나라의 최근 10년간 대·중소기업 임금격차 증가율 17.8%에 적용하면 출생아 수는 3만1467명 감소한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연구에 따르면 대·중소기업 임금격차는 2011년 185만원에서 2024년 258만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출산율은 1.24명에서 0.75명으로 감소했다. 두 지표의 유사성을 보는 ‘상관계수’를 계산하면 마이너스(-)80%로 통계상 유의미한 수치가 나온다. -100%에 가까울수록 두 수치가 반비례한다는 것을 뜻한다.

한원석 파이터치연구원 책임연구원은“대·중소기업 임금격차가 확대되면 출산율이 하락하므로 중소기업 근로자의 양육부담을 줄이고 급여수준을 개선하려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대출금의 일정액을 급여를 통해 자동 상환하고 이를 고용주가 보증하면 금융기관이 출산한 중소기업 근로자에게 저금리 대출 제공 △중소기업 근로자의 아동수당 및 부모급여 인상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