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로 전 세계에 충격파를 안겼던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2024(MWC24) 기조연설에서 AI의 기술 발전에 대해 이 같이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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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AI의 발전이 “점진적 과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MWC에서 AI의 빠른 발전 속도로 AGI가 10년 안에 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던 허사비스 CEO는 올해도 “현재는 가설을 세우고 문제를 제시하는 것은 인간이 해야 할 일”이지만 10년 후엔 AI 스스로 추론이 가능할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사비스 CEO는 AI를 통해 신약 개발 속도가 급격히 빨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학적으로 알려진 단백질은 2000억개에 달한다. 이를 인간이 분석하는 데 10억년이 걸리지만, 구글 딥마인드의 단백질 구조 파악 AI인 ‘알파폴드(Alphapold)’를 통해서 1년만에 해냈다”고 전했다.
그는 “알파폴드가 세상에 나온 후 생명과학에 혁명을 일으켰다. 전 세계 100만명이 넘는 학자들이 알파폴드를 사용했다”며 “우리가 알파폴드를 만든 이유는 신약 개발에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2∼3년 안에 병원에서 AI가 설계한 약을 보게 될 것”이라며 “끔찍한 질병을 치료하는 신약 개발이 평균 10년에서 이제 단 몇 달로 단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허사비스 CEO는 “최근 일라이릴리, 노바티스 등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 두 건의 큰 계약을 체결했다. 실제 여러 신약 설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AI가) 신약 개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0년 딥마인드를 설립한 허사비스 CEO는 “기계를 더 똑똑하게 만들기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기 위해 공부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고, 이러한 아이디어를 모아 딥마인드를 설립했다”며 “딥마인드는 AGI나 인간 수준의 진정한 AI를 찾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2014년 구글에 인수된 후에도 이 같은 여정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허사비스 CEO는 AI에 대한 다른 인식이 심어지게 된 계기에 대해 알파고가 2015년 10월 바둑 기사 판 후이와의 대결에서 승리했던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바둑 전문가와 AI 전문가들은 AI가 바둑을 이해하려면 적어도 10년을 더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며 “(대결 승리는) 전체 AI 산업에 분수령이 된 순간이었다. AI가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알파고는 이듬해인 2016년 3월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 프로기사인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국에서 4대 1로 승리하며 실력을 증명했다. 알파고는 통상 바둑 전적에서 74전 73승을 거뒀다.
한편,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MS) 부회장도 이날 기조연설에서 “AI는 600년 전 유럽에서 발명된 인쇄기와 비견할 만큼 혁신적”이라며 “사람들이 본인 생각을 나타내고 무엇인가를 만들어내고 이를 공유하는 등의 활동으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다. AI는 현시대 가장 중요한 발명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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