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010140)이 부산에 대규모 연구개발(R&D) 거점을 세운다. 그동안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투자를 강조해온 이재용 회장의 ‘동행’ 지론에 따른 것이란 게 재계의 분석이다. 즉, 이번 투자 역시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이에 따른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이 회장 특유의 철학이 담겼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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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R&D 센터 신설은 올해 3월 삼성이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향후 10년 동안 60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계획의 일환이다. 당시 삼성은 “삼성중공업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해 회사 수익성을 개선하는 한편,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거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방침”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양해각서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오는 11월까지 약 50억원을 투입해 부산 시내에 1700㎡(약 500평) 규모의 R&D 거점을 구축한다. 이곳은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사업 설계·엔지니어링 기능을 중점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이재용 회장은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던져왔다. 이에 따라 삼성은 거제 지역에서 새로운 인재 채용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달 13일부터 이곳에서 근무할 선체(Hull Side) 구조·의장·전장·기기 설계분야 전문인력 채용을 시작한다. 2024년까지 협력사를 포함해 200명 이상이 근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에서는 이번 R&D 센터 건립을 통해 부산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부산 지역 경제 활성화와 경남권 우수 인재 양성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역 균형 성장과 더불어 첨단 기술을 키우고 인재를 육성해 국가 산업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것도 이 회장의 주요 경영 철학 중 하나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R&D 센터 설립을 통해 역시 해양 엔지니어링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설계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부유식 LNG 생산설비(FLNG) 등 고부가 해양 제품 설계와 R&D 분야 전문 인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조선해양산업의 호황 기조에 따라 거제조선소를 중심으로 작년 200여명에 이어 올해도 현재까지 170여명을 채용하는 등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조선해양 전문인력이 결집한 거제조선소를 기반 사업장으로 기존 판교 R&D 센터, 대덕연구센터에 이어 부산 R&D 센터를 설계·연구 거점으로 육성해 유기적 협업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신현호 삼성중공업 인사지원담당(부사장)은 “부산시는 해운·항만 뿐만 아니라 조선해양 연관 산업의 클러스트가 잘 조성돼 있고 연구소와 대학의 젊은 인재들이 많아 우수 인력 확보에 유리한 곳”이라며 “부산 R&D 센터가 삼성중공업의 해양설계, 엔지니어링의 중심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