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판매 줄자 현대차그룹 3총사 실적 ‘휘청’(종합)

이소현 기자I 2020.07.24 16:26:33

2Q 완성차 공장 '셧다운'..현대·기아차 판매 36%↓
모비스·글로비스 두자릿수 감소..위아 '적자전환'
코로나19 장기화에 '유동성' 관리..R&D 투자 줄여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코로나 쇼크’로 지난 2분기 현대·기아차 생산·판매가 3분의 1가량이 줄자 현대차그룹 계열사 3총사인 현대모비스(012330)현대글로비스(086280), 현대위아(011210)도 직격탄을 맞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셧다운’으로 글로벌 자동차 생산·판매가 감소한 탓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한 고급 차종과 전기차 등 전동화 차량 판매 호조와 달러 강세에 따른 환율효과도 이를 완충하지 못했다.

재계에서 코로나19 장기화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해 유동성 관리가 주요 요인으로 부상했다. 이에 현대모비스는 생산·R&D 부문에서 투자를 줄이는 등 유동성 효율화 작업에 나섰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는 위험 분산을 위해 현대·기아차 이외 비계열 물량 수주에도 힘을 실을 계획이다.

현대모비스 용인기술연구소(사진=현대모비스)
◇모비스, 美·中 지역 적자…유동성 관리 위해 생산·R&D 투자 줄여

현대모비스는 지난 2분기(4~6월) 매출은 7조5355억원, 영업이익이 16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0.4%, 73.1% 감소했다고 24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는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생산 감소와 완성차 딜러 셧다운 등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생산은 전년 대비 36.3% 줄었다. 실제 이 기간 친환경 차량 생산이 48.2% 증가하면서 전동화 부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1% 늘었음에도 모듈·핵심부품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9.6% 감소한 6조925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A/S 부품사업 매출도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딜러 셧다운 영향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 감소한 1조4430억원에 그쳤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을 제외한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주요 권역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영업손실은 221억원, 중국에서는 영업손실 112억원 등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 코로나19 대응 계획(자료=현대모비스IR)
코로나19여파가 하반기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유동성 관리에 힘쓸 계획이다. 이를 위해 효율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기로 했다. 이에 생산·R&D 부문 설비 투자를 기존 1조5922억원에서 1조2699억원으로 20%(3223억원)를 줄였다. 미래차 시장 선도를 위해 R&D 투자도 지속하지만, 효율성을 높이기로해 기존 9831억원에서 9718억원으로 1%(113억원) 줄였다. 이밖에 임원 급여 절감과 효율적인 인원 운영으로 인건비 절잠과 운영비 축소 운영을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 이외의 비계열 물량 수주 목표도 해외 완성차 공장의 셧다운 등의 영향으로 기존 27억3400만 달러(3조300억원) 16억8200만 달러(약 2조200억원)로 38%(10억5200만 달러)줄었다. 하반기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수주 일정이 지연됐지만, 북미 지역 대형 고객사를 중심으로 수주활동을 재개했다.

또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대비해 해외 생산거점을 최적화할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에어백 생산 거점을 일원화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인도에서는 현지에서 관세가 10.36%에서 16.5%로 늘어나는 고관세 정책에 대응해 샤시부품을 현지화하는 생산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전동화 부품의 생산거점도 확장한다. 유럽에서는 친환경차 시장 확대를 위해 하반기에 슬로바키아 공장에 배터리 시스템 조립 양산을 추진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장기화할 수 있어 하반기에도 선제적인 유동성 관리와 효율성 제고에 나설 계획”이라며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성 방어는 물론, 해외 생산거점 최적화와 전동화부품 생산거점 확대 등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19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글로비스 수출 선적 부두(사진=현대글로비스)
◇완성차 공장 셧다운…글로비스 물동량 감소로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분기 매출은 3조2698억원, 영업이익은 13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3%, 35.4%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 실적 악화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글로벌 완성차 생산 감소에 따른 물동량 감소 영향이 컸다. 물류부문은 국내 및 해외 완성차 공장의 셧다운으로 생산량이 감소에 따라 매출 11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감소했다. 해운과 유통 역시 전체적인 자동차 생산 물량 감소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 37.1% 줄었다.

특히 현대글로비스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매출 규모가 큰 CKD(반조립제품) 사업 부문의 역성장이 결정타였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완성차 해외공장 셧다운에 따라 신규 CKD 공급 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2분기 코로나19 영향에도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며 선방했다”며 “3분기 글로벌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가 점쳐지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익성 확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 후륜 기반전자식 차동제한장치(e-LSD)를 양산하고 있다.(사진=현대위아)
◇‘적자전환’ 위아, 車 수출 물량 급감에 부품도 ‘뚝’

현대차그룹 3총사 중에서 현대위아가 코로나19 여파의 충격이 가장 컸다. 지난 2분기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완성차 판매가 급감한 탓에 지난 그룹 3총사 중에서 유일하게 적자를 봤다.

현대위아는 2분기 매출은 1조21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9%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386억원, 당기순손실은 48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부문별로 보면 차량부품 매출은 1조500억원을 기록했고 34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기계 부문 매출은 1630억원이었고 역시 영업손실 4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위아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수출 물량 중심으로 완성차 판매가 급감했고, 이에 따라 부품 차량 부품 매출도 크게 줄었다”며 “특히 해외 판매가 극심한 부진을 겪으면서 멕시코, 중국 등 해외법인의 수익률이 크게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또 “기계부문 또한 코로나로 인해 제조업 투자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고 이에 따라 공작기계 범용기와 공장자동화(FA) 물량 모두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3분기부터는 점진적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했다. 완성차 해외 판매가 점차 늘어나고 있고, 기계 부문에서도 투자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어서다. 특히 기계 부문에서는 X시리즈를 중심으로 한 고성능 모델 중심 체제로 전환하며 수익성 개선을 꾀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친환경차 시대를 대비한 부품도 계획대로 준비 중에 있다”며 “친환경차량용 열관리시스템과 수소차의 공기압축기 등은 모두 2023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차세대 구동부품인 ‘기능통합형 드라이브 액슬(IDA·Integrated Drive Axle)’은 현대차의 e-GMP(전기차 전용 플랫폼) 탑재가 확정돼 내년 이후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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