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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돌려막기' 골퍼 박성현 父…1심서 벌금 700만원

김보겸 기자I 2020.01.20 13:32:07

서울동부지법, 박씨에게 벌금형 구형
"피해자와 합의…처벌 원하지 않아"
박씨, 선고 후 피해자에 "미안하다"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프로골퍼 딸의 뒷바라지를 위해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지인에게 수천만원대 사기를 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프로골프선수 박성현(26)의 아버지 박모(66)씨가 1심에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앞서 검찰은 박씨에게 징역 8월을 구형했지만 박씨가 피해자와 합의하면서 실형은 피하게 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4단독 박준민 부장판사는 20일 사기 혐의를 받는 박씨의 선고공판에서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지난 11월 고소인 A씨는 재판부에 합의서와 박씨에 대한 처벌불원서, 고소취하서를 제출했다.

10월 10일 경기 여주에 위치한 블루헤런CC에서 열린 제20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1라운드 4번홀에서 박성현이 퍼팅라인을 보고 있다. 2019.10.10. (사진=뉴시스)
◇법원, 박씨에게 벌금 700만원 선고

박 부장판사는 이날 “피고인이 전부 자백을 하고 피해자 진술에 비춰봐도 유죄가 인정된다. 동종범죄로 처벌받고도 또다시 범행을 저질러 죄질도 나쁘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범행은 당시에는 고소하지 않았던 피해자가 새로 고소하려 하자 그 피해를 변제하기 위해 저지른 걸로 보인다”라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수사 초기부터 범행을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가 회복되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참조해 벌금 700만원에 처한다”고 덧붙였다.

변호인 없이 재판을 진행해온 박씨는 선고 결과가 나온 뒤 “잘못을 했으니 벌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고소인에게도 오늘 재판 결과를 말해주고 미안하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 “사기 아냐…골프 시키느라 빌린 돈 갚으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대구에서 4년제 사립대학 축구 감독으로 일하면서 후배인 A씨에게 “아들을 서울 대학에 진학시켜 주겠다”며 4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A씨에게 돈을 빌린 건 다른 이에게 돈 빌린 걸 갚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른바 ‘빚 돌려막기’일 뿐, 사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박씨는 지난 2009년 지인 정모씨에게 ‘박성현 선수 골프 연습에 쓰라’며 차용증 없이 한 달에 100만원가량을 빌려 썼다. 이후 정씨가 돈을 갚을 것을 요구해 친한 후배인 A씨에게 4000만원을 빌려 돌려막기를 했다는 것이 박씨 설명이다.

이후 돈을 받지 못한 A씨가 박씨를 고소했지만, 박씨가 5500만원을 지급하며 합의가 이뤄졌다. A씨는 고소를 취하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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