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비판한 김정호 대표, 최태원 SK회장 당황시킨 까닭

김미경 기자I 2019.05.28 14:39:26

28일 SOVAC 패널토론에 등장
SK그룹 장애인고용 미흡 지적
최 회장 “무조건 하겠다” 답해

28일 오전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소셜밸류 커넥트 2019 행사에서 패널 토의에 참석한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SK는 사회적 가치 경영에 학점이 우수하지만 장애인 고용이라는 전공 필수 과목은 이수하지 않았다.”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가 28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사회적 가치 민간 축제 ‘소셜밸류커넥트 2019’(SOVAC) 메인 행사 패널로 등장해 꺼낸 말이다.

발달장애인 고용을 돕는 사회적 기업인 베어베터를 운영하는 김 대표는 최근 택시업계와 갈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이재웅 쏘카 대표 주장을 정면 반박하면서 화제에 오른 네이버 공동창업자이자 1세대 벤처기업인이다.

김정호 대표는 이날 “얼마 전 최태원 회장이 각 관계사 사장들에게 올해 말까지 장애인 의무 고용비율을 채우라고 지시했더라. 이는 삼성이나 네이버 등이 이미 10년 전에 달성한 것”이라며 “요즘 젊은 세대는 사회적 가치를 지키는 것에 굉장히 엄격하다. SK와 같은 선도 그룹이 장애인 고용의무를 다하지 않는 데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의 따님(윤정씨)이 결혼할 때 하객들에게 의미 있는 선물을 하고 싶다고 우리 회사를 찾아왔길래 중증장애인들이 만든 쿠키세트를 납품한 적이 있다”며 “이런 움직임이 잠깐의 유행이 아니라 가치관과 사고가 바뀌고 있다는 것으로 본다. 최 회장도 이 부분에 대해 생각해 달라”고 지적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의 지적에 대해 “좀 당황은 했지만 맞는 말씀”이라고 답했다. 최 회장은 “열심히 하려고 애썼는데 왜 안됐는지 모르겠다”며 “안되면 무조건 하고, 그 다음에 더 좋은 방법을 찾자고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의 체질적 문제인데, 자발적으로 스스로 하는 문화를 갖고 있어서 그런 부분도 각 기업이 알아서 새로운 방법으로 풀어가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가치 경영에 대해서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돈을 얼마나 버느냐보다 기업 모든 전략, 고객들도 이런 사회적 가치를 얼마나 어떻게 내는지 중요시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집단이 아닌 전 사회가 함께 추구하는, 한꺼번에 어울릴 수 있는 네트워크 장을 만들어 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행사를 준비했다”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줘서 그동안 이런 네트워크의 장이 부족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패러다임 시프트:사회적 가치의 시대가 온다’라는 주제로 열린 국내 첫 사회적 가치 민간행사인 ‘SOVAC 2019’에는 기업, 사회적기업, 정부, 소셜벤처, 학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4000여명의 사람들이 모이며 성황을 이뤘다.

한편 김정호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에 “그런데 왜 서민은 돈을 1억원이나 모으고 그 돈으로 개인택시 면허를 사야하고 우버 같은 외국계나 대기업은 자가용 운전자나 모으고 카니발이나 사고 아무나 써서 수입을 올려도 된단 말입니까”라며 이재웅 쏘카 대표에 대한 반박 글을 올리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김 대표는 2012년 5월 사회적기업인 베어베터를 창업했다. 베어베터는 발달장애인 등 일반 기업에서 고용이 어려운 장애인을 고용해 인쇄, 커피, 제과제빵, 화환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