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직장인 서지은(35·여) 씨는 올해 결혼할 예정이지만 출산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출산과 육아 때문에 ‘경력단절녀’가 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 탓에 아이 하나만 낳기도 어려울 것 같아서다.
결혼을 늦게 하고 아이를 낳지 않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지난해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가 2년째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 수인 합계출산율도 1.30명을 밑돌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초저출산국에서 14년째 벗어나지 못했다.
◇ 사상 두번째로 적게 출생..14년째 초저출산국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14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출생아 수는 43만5300명으로 전년보다 1200명(0.3%) 감소했다. 출생아 수는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2005년(43만5000명)에 이어 두번째로 적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수를 의미하는 조(粗)출생률은 8.6명으로 지난해에 이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상태를 이어갔다.
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1.21명으로 전년(1.19명)보다 증가했지만, 인구가 유지되기 위한 인구대체수준인 2.1명에는 크게 못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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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혼 영향으로 20대의 출산율은 떨어지고 30대의 출산율은 높아졌다. 출산모의 평균 나이는 32.04세로 집계됐다. 특히 35세 이상 고령산모의 비율은 21.4%로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첫째아는 22만4800명으로 전년대비 0.1% 증가했지만, 둘째아는 16만5700명으로 1981년 이후 가장 적게 태어났다. 산모의 나이가 높아진 탓에 둘째 출산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신생아 중 남아는 22만3300명, 여아는 21만2000명을 각각 기록했다. 여아 100명당 남아 수를 의미하는 출생성비는 105.3으로 정상성비 수준을 유지했다. 출생아는 1월과 3월, 9월에 많고, 11월과 12월엔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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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망자 수는 26만8100명으로 전년보다 1900명(0.7%) 증가했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는 5.3명으로 전년과 비슷했다. 사망자가 많았는데도 조사망률이 유지된 것은 고령인구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증가 수는 16만7200명으로 전년보다 3000명 줄었다. 인구 1000명당 자연증가 수를 의미하는 자연증가율은 3.3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윤연옥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자연증가율이 높아야 인구가 증가하는데, 자연증가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고령화로 간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사망자 수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하는 반면 가임여성이 줄고 있어 출생아 수는 감소할 것”이라며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총인구는 2030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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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지 않거나 이혼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출산율 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30만5600건으로 전년보다 5.3% 줄었다. 반면 이혼 건수는 11만5600건으로 전년보다 0.3% 증가했다. 지난해 12월의 경우 여성 주 혼인연령층인 ‘25~29세 혼인건수’도 3만1600건으로 전년동기보다 1만3200건(-4.8%)나 감소했다.
윤 과장은 “윤달이 지나서도 혼인은 안 하는 분위기가 지속 되고 있다”면서 “딱히 이유를 뽑아내긴 어렵지만, 인구 구조학적으로 혼인 연령층의 결혼이 늦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월 국내 이동자 수는 61만5000명으로 석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택매매 및 전·월세 거래가 늘어난 데다 작년 이른 설 연휴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반영됐다.
시도별 순이동은 세종(5519명), 경기(3447명), 인천(1309명) 등 8개 시도는 순유입됐고, 서울(-3055명), 부산(-1998명), 경북(-1640명) 등 9개 시도는 순 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