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이날 기준 전세대출 변동형 금리는 연 3.83~5.55%다. 5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가 지난달 31일만 하더라도 연 3.55~5.57%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달도 되지 않아 금리 하단이 0.28%포인트(p) 오른 셈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금리 하단이 연 4.419%까지 오른 상태다.
연초 이후 기준금리 인상이 멈춘 상황에서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최근 들어 변동금리 주담대와 전세대출 등의 기준(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은행채가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전세대출 금리도 서서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가산금리가 바뀌는 경우는 드물고 기준금리 변동분이 적용되면서 금리가 바뀌다 보니 전세대출도 소폭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동안 정부와 은행권이 금리상승기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해 금리를 낮게 책정했던 고정형 상품도 현재는 변동형 금리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5대 은행의 2년 만기 고정금리 전세자금 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 국민은행이 3.83%로 가장 낮았다. 이어 신한은행(3.95%), 농협은행(3.97%), 우리은행(4.0%), 하나은행(4.541%) 순이다.
향후 한국과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여지가 남아 있어 당분간 금리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3연속 동결을 사실상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로 받아들이고 시중은행의 추가 금리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전세대출 변동형과 고정형 상품의 금리가 사실상 차이가 없는 수준이 되면서 신규 세입자들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는 형국이다. 한 세입자는 “신규 전세대출을 할 시기가 다가왔는데 시장의 추측이 제각각이라 고정형과 변동형 상품 중 무엇을 택해야 할지 요즘 내내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5대 은행의 이날 기준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연 4.23~6.12%,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4.0~5.82%로 각각 집계됐다. 앞서 이달 중순 주담대 변동금리 하단이 4%대로 올라선 데 이어 최근 고정금리도 4%대로 올라서며 시중은행에서 3%대 주담대 상품은 모두 사라진 상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들이 최근 유동성 관리 때문에 자금 조달에 집중하고 있는 한편 미 연준에서는 두 번 정도 기준금리를 올린다고 예상하는 등 전반적으로 시장금리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쉽게 예단키는 어렵지만 하반기까지는 전세대출은 고정형으로 선택하는 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 또한 “금리가 높을 때는 금리 인하를 염두에 두고 변동형에 베팅하는 것보다 이보다 금리가 더 높아지지 않게 조치한다는 측면에서 고정형을 선택하시는 것을 권유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