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은 ‘홈술’, ‘혼술’ 트렌드에 힘입어 국내 주류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핵심 채널로 꼽히는 만큼 하이트진로가 분위기를 역전시키지 못한다면 국내 맥주 시장 1위 탈환의 목표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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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가 국내 주요 편의점 4사의 5월 한 달 국내·외 맥주 판매량 순위를 파악한 결과 ‘켈리(캔·500㎖)’는 A·B사에서 10위, C사에서 9위, D사에서는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편의점에 따르면 1, 2위에 오른 제품의 점유율은 각각 40%, 20% 이상, 3~5위는 10% 안팎, 이외에는 한 자릿수대 수준이라는 전언이다.
해외 유명 맥주 브랜드까지 편의점에서 혈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라곤 해도 켈리가 경쟁 상대로 지목한 오비맥주 ‘카스’에 비해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뼈 아프다. 실제 해당 기간 편의점 4사 맥주 판매 1위는 모두 ‘카스(캔·500㎖)’가 자리했다. 소용량 ‘카스(캔·355㎖)’와 대용량 ‘카스큐팩(페트·1.6ℓ)’도 5~7위 수준을 기록했다. 켈리는 D편의점에선 각각 5위, 12위를 기록한 ‘클라우드생’, ‘필라이트’보다도 낮은 순위를 나타냈다.
그나마 하이트진로는 ‘테라’가 4곳 모두 2위를 차지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이외 10위권 내 해외 맥주에는 ‘하이네켄’, ‘칭따오’, ‘버드와이저’, ‘1664블랑’ 등이 이름을 올렸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4월 가정용 맥주 시장 점유율 1위는 오비맥주(53.9%)다. 하이트진로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국내 맥주 시장에서 편의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커지고 있다. 주류 업계에 따르면 기존 국내 맥주 시장이 가정용 4, 유흥용 6의 비율이었다면 코로나19를 지나며 6대 4로 재구성됐다.
업계에선 편의점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할 경우 켈리의 지속 흥행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본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넓은 공간에 모든 맥주 제품을 깔아놓을 수 있어 소비자들의 선호도와 관계없이 무조건 입점이 된다. 여기에 프로모션을 더하면 그 기간 판매량이 느는 방식”이라며 “반면 공간이 좁은 편의점은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최우선 기준으로 가맹점주들의 선택을 받기 때문에 판매량이 안 나오면 진열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최근 대형마트에서 ‘켈리’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편의점 시장 저변 확장에 더욱 공을 들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