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7일 전국 1300여개 고사장에서 치러졌다. 코로나19 이전엔 연례행사였던 선후배들의 떠들썩한 응원전은 3년째 허용되지 않았지만, 수험생들은 가족들의 조용한 응원을 업고 시험을 치렀다. 다행히 ‘수능 한파’는 없었던 이날, 수험생은 물론 학부모까지 긴장 속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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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 경복고등학교에 아들을 바래다준 어머니 최모(60)씨는 “아들이 좋아하는 샌드위치를 싸줬다”며 “17년 만에 생긴 막내인 만큼 온 가족이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문으로 들어간 딸의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던 50대 이모씨는 “실력만큼, 실수 없이 보면 좋겠다”며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비슷한 시각 서초 반포고등학교 앞에서도 “화이팅”, “실수만 안 하면 돼”, “부담 갖지 마” 등 수험생을 향한 가족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주부 A(51)씨는 “엄마인 내가 더 떨린다”며 “밤 늦게까지 고생했던 아들을 생각하면 엄마 고생은 별 거 아니다 싶다”고 했다.
수능 때마다 벌어지는 ‘뜻밖의 사고’는 올해도 있었다. 반포고를 찾은 한 수험생은 교문 앞에서 “배정 고사장은 개포고등학교”라는 안내를 듣고 망연자실에 빠져 있다가 급히 경찰차를 타고 이동했다. 한 어머니는 “우리 아들이 도시락을 놓고 갔다”며 고사장 관계자에 전달을 부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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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에서 만난 이모(75)씨는 “올해 시험 보는 손주가 셋인데, 모두 원하는 대학에 갔으면 좋겠다”면서 “아이들이 수능이 끝날 때까지 여기서 응원하면서 기다리려고 왔다”고 말했다. 봉은사를 찾은 설모(53)씨는 “딸이 아쉬움 없는 결과를 받았으면 좋겠다”며 합장했다.
경찰은 이날 수능 시험장 주변에 교통경찰과 기동대를 포함해 인력 1만163명을 배치했으며, 순찰차와 경찰 오토바이 1668대로 주변 교통 관리를 했다. 수험생을 위해 경찰 차량 태워주기(209건), 수험표 찾아주기(12건) 등 총 254건의 편의를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