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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종로구 서촌공간 서로에서 만난 ‘옵/신 페스티벌’의 김성희 예술감독은 “‘옵/신 페스티벌’은 새로운 형식과 태도를 제시하는 다원예술 작품 중 국제적으로 최고 수준의 작품을 선보이는 축제”라며 “기존의 장르 구분이 아닌, 예술가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관점을 더욱 주목한다”고 설명했다.
‘옵/신’(ob/scene)은 ‘장(scene)을 벗어난다(ob)’다는 의미로 기존의 장르 구분을 허문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일반적인 공연예술 축제가 연극·무용 등 장르 구분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반면, ‘옵/신 페스티벌’은 장르의 경계를 뛰어넘어 활동 중인 국내외 예술가들의 작품을 관객에게 소개한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2020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3회째를 맞는다.
국내에선 낯선 형식의 축제지만 해외, 특히 유럽에서는 예술계의 한 경향으로 자리 잡은 대표적인 축제 형식이기도 하다. 김성희 예술감독은 “‘옵/신 페스티벌’은 국내외 현대 예술가를 초청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작품을 기획, 제작해 다른 축제에도 소개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아시아의 최신 현대예술에 관심이 많은 유럽의 유명 큐레이터들도 꾸준히 축제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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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에서도 일본 연출가 토시키 오카다의 ‘뉴 일루전’은 본인이 개발한 새로운 예술 형식인 ‘에이조 연극’(EIZO Theater, 영상 연극)을 통해 무대 위 스크린 속 배우들과 현실 배우들이 함께 연기하는 이색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모로코 안무가 보슈라 위즈겐은 일본의 게이샤와 비교되는 모로코의 명인 ‘아이타’ 가수들의 목소리와 타악기가 공존하는 콘서트 형식의 매혹적인 안무를 공연으로 올린다.
이밖에도 현대미술계가 주목하는 작가 티노 세갈과 필립 파레노를 비롯해 마텐 스팽베르크(독일·스웨덴), 메테 에드바센(노르웨이), 호루이안(싱가포르), 더블럭키 프로덕션(독일), 마리아 하사비(미국) 등의 해외 연출가·안무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옵/신 페스티벌’을 통해 해외도 주목하고 있는 한국 작가 김지선, 김보용, 서현석, 임고은 등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김성희 예술감독은 “‘옵/신 페스티벌’은 낯선 축제지만, ‘연극·무용은 이러해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하얀 도화지 상태에서 열린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아온다면 조금은 편안하게 작품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예술이 엔터테인먼트의 기능도 있지만, 우리의 관점을 바꾸고 나아가 사회까지 바꾸는 힘도 있다는 것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옵/신 페스티벌’에 대한 보다 자세한 프로그램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