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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서 '철의 여인'으로 거듭난 진덕수 대홍코스텍 대표

박철근 기자I 2015.09.09 15:48:11

중소기업 기술혁신대전서 은탑산업훈장 수훈
철강소재사업 23년…매출 3~5% R&D 투자로 기술 혁신 이뤄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외향적이고 도전적인 성격으로 집에서 살림만 하기는 성에 차지 않았습니다. 거센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업을 시작했죠. ‘여자가 사업을 할 수 있겠어’라는 편견에 정면으로 맞서기 위해 일부러 남성성이 강한 철강 관련 업종을 택했습니다.”

진덕수(61·사진) 대홍코스텍 대표는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6회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에서 창업 후 20여년간 철강소재 기술개발에 매진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고 훈격인 은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진 대표는 “기왕 사업을 하고자 마음먹었을 때 크고 웅장한 사업을 하고 싶었다”며 “자금력이 있었다면 조선업에 도전했을 것”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1990년대초는 여성이 철강 관련 사업을 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기였다. 철강산업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무(全無)했던 진 대표는 직접 거래처 전화를 받으면서 사업과 공부를 병행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는 진 대표에게도 시련이었다. 그는 “당시 거래처의 부도로 수십억원의 피해가 발생해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철보다 강한 것은 신뢰’라는 신념으로 삼고 진 대표가 쌓아온 신용으로 외부에서 자금을 차입,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그는 “무엇보다 어려운 시기에도 이직하지 않고 끝까지 옆에서 위기극복에 동참해 준 직원들이 일등공신”이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진 대표는 꾸준히 투자를 지속했다. 가장 힘든 시기에 과감하게 투자를 단행해 대구 지역에 최초로 압연기를 들여왔다.

진 대표는 단순히 철강제품 유통보다는 기술 개발에 힘쓰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전담 연구소를 설립했다. 2007년에는 기업부설연구소 인증을 받고 연구·개발(R&D)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진 대표의 장남이기도 한 김기환(38) 부사장은 “매년 매출액의 3~5%를 R&D 비용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인력의 20% 이상을 R&D 전담인력으로 배치하는 등 기술개발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국내 최초로 철강코일 정밀제어 압연기술 국산화에 성공했다.

대홍코스텍의 경쟁력은 바로 맞춤형 재압연 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하는 점이다.

포스코(005490) 등 철강 대기업이 열간압연(열을 끓여 나온 뜨거운 상태를 압연하는 것)한 소재를 한 번 냉간압연(고체로 식은 상태에서 압연하는 것)하는데 대홍코스텍은 한 번 더 냉간압연해서 보다 정밀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김 부사장은 “고객사가 원하는 강도, 경도, 두께, 표면의 거친 정도까지 맞춰서 생산하고 있다”며 “이렇게 생산된 제품들은 자동차 부품, 전자제품, 하드디스크 등 정밀함을 요구하는 장치에 사용된다”고 전했다.

진 대표는 소외된 이웃을 위한 활동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 2010년 사재를 털어 자신의 이름을 사용한 덕수복지재단을 만들고 중증 장애인을 돌보는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어린이, 노인 등 다양한 소외계층이 있지만 장애인들은 자신의 의지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기 때문에 사회의 관심이 다른 계층보다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애인 복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진 대표의 가정사와도 무관하지 않다. 지금은 고인이 된 그의 아주버님도 장애인이었기 때문에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고 그는 전했다.

진 대표는 “철강소재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거듭나 세계 모든 기업이 우리 회사의 소재를 사용하는 강소·장수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최종 꿈”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이노비즈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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