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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0년 전 영국에서 시작된 더바디샵은 70여개국에 20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로, 스킨·바디케어 제품과 향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회사는 팬데믹 이후 비대면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이후 고가와 저가로 양극화한 화장품 오프라인 시장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매출도 급감했다. 당시 더바디샵의 최대주주이자 경영 악화로 실적 부진을 겪던 브라질 화장품 기업 ‘나투라’는 부채 감축에 나설 때라고 판단하고 구조조정 차원에서 회사를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 내놓았다. 수익 악화로 고전하는 더바디샵을 더 이상 들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더바디샵이 높은 브랜드 가치 치고는 헐값에 시장에 나오자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은 너도나도 달려들어 딜을 검토했다. 그도 그럴게 나투라가 지난 2017년 로레알그룹으로부터 더바디샵을 사들인 금액은 약 1조원이었으나, 그로부터 6년 후 M&A 시장에 등장한 더바디샵 몸값은 3분의 1토막이 난 3000억원대였다. 치열한 인수전 끝에 더바디샵은 유럽 사모펀드운용사 아우렐리어스의 품에 안겼다.
하지만 더바디샵이 자력으로 회사를 꾸려가기 어렵다고 본 아우엘리어스는 올해 2월 더바디샵 영국 지사를 법정관리로 돌렸다. 그 과정에서 더바디샵의 영국 매장 곳곳이 쓰러지기 시작했고, 결국 영국 내 85개 매장이 폐점했다.
이 상황 속 흑기사를 자처한 곳은 영국 화장품 재벌 마이크 자타니아가 이끄는 컨소시엄이었다. 회사는 법정관리 매물로 나온 더바디샵 영국 지사를 헐값에 품었고, 영국 뷰티 브랜드 ‘더 몰튼 브라운’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인물을 신임 대표로 앉힌 뒤 리브랜딩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더바디샵의 부활 조짐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현지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더바디샵에 대해 “더바디샵의 재무 상황은 매우 좋지 못하다”며 “사내 문화를 재정비하는 것 뿐 아니라, 리브랜딩을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