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씩 뜯어낸 학부모…농협 “직원 교육 최선 다하겠다”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2021년 극단적 선택을 한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교사 사건과 관련해 악성 민원을 제기했다고 알려진 학부모가 근무 중인 지역 농협이 22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이 지역 농협은 사과문을 통해 “돌아가신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당사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본 사항에 대해 절차에 의거 엄중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임직원들이 윤리적으로 행동하도록 직원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다시 한번 고인의 가족, 동료 선생님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도 했다.

고 이영승 교사에게 ‘페트병 사건’ 치료비 명목으로 400만원을 뜯어낸 학부모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보상을 요구했다. (사진-MBC 화면 캡처)

앞서 경기도교육청은 고 이영승 교사가 숨진 사건을 수사해 달라고 경찰에 의뢰했다.

고 이영승 교사는 부임 첫해인 2016년 담임을 맡은 6학년생이 수업 시간 도중 페트병을 자르다가 다친 일로 이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반복적인 연락에 시달렸다.

이 학부모는 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두 차례 치료비를 보상받았음에도 휴직하고 입대한 고 이영승 교사에게 지속해서 연락했다.

결국 고 이영승 교사는 사비를 들여 8개월 동안 50만원씩 400만원을 학부모에게 치료비로 건넸다. 그러나 이 학부모는 “2차 수술을 할 예정”이라는 등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보상을 요구했다.

이문수 경기북부지방경찰청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사건을 두고 “학부모가 교사에게 통화한 횟수와 치료비를 50만원씩 8회에 걸쳐 400만원을 받았다는지 등 교권 침해 정황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후 이 학부모가 서울 한 지역 농협에서 부지점장으로 근무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농협의 홈페이지에는 직원의 해고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수백건 올라왔다.

또한 이 지역 농협 앞에는 “선생님 돈 뜯고 죽인 살인자” “30년 거래한 주거래 은행을 바꾸려 합니다” “은행장님 좋은 사람들과 일하십시오” 등의 문구가 적힌 근조화한이 놓이기도 했다.

항의가 거세지자 이 지역 농협은 지난 19일 해당 학부모를 대기발령 및 직권정지 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