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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상으로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기저효과 탓이 크다. 지난해 3분기 LG전자는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리콜 관련 4800억원대 대손충당금을 반영해 5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비용을 반영하지 않았다면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고려하면 3분기 잠정 실적은 역성장을 한 셈이다.
LG전자 실적은 시장 기대치도 밑돌았다. 증권사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매출액 20조1687억원, 영업이익 8685억원이다.
부문별로 보면 가전 사업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성장 기조를 유지했지만 물류비, 마케팅 비용 등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둔화했다.
TV 사업은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크게 악화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역성장했고, 수익성도 환율 상승에 따라 원가 부담이 커진 가운데 판촉비·마케팅비 등이 늘면서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한 가운데 유럽 에너지 공급 불안 등 지정학적 위기가 작용하면서 글로벌 소비심리가 위축된 영향까지 겹쳤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자동차 전장(전기장치) 사업의 경우 매출과 영업익 모두 성장하며 버텼다. 특히 지난 2분기에 이어 영업이익이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업계 안팎에서는 LG전자 실적 반등에 앞서 글로벌 경기 회복이 우선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원자재 가격 등 비용이 이를 계기로 정상화하고 소비심리 역시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연말 비용 정상화 효과가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비용 정상화를 계기로 가전이 의외의 수익성을 시현한다면 전장 부품까지 재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장 사업을 중심으로 B2B(기업간거래) 사업을 강화해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9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전장 사업이 3분기에도 흑자를 이어가고, 구조적인 매출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B2B 분야로의 이익 구조 다변화가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