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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동업자인 중국인 진모씨, 한국인 윤모씨와 함께 서울 노원구에서 공사가 멈춘 상태의 주상복합 건물을 구매했다. 이를 완공한 후 분양해 수익을 나누는 것을 조건으로 동업 자금을 받았지만 지난 2016년 이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조씨는 진씨로부터 공사가 왜 진행되지 않느냐는 추궁을 받자, 해명을 위해 문서를 위조하기로 마음 먹었다. 조씨는 2017년 10월 자신의 사무실에서 노원구청 명의의 ‘디자인건축과 신축허가’ 허가서를 이용해 컴퓨터를 이용해 문서를 조작했다. 그는 원래 허가서를 출력한 후 자신이 필요한 내용을 붙이고 복사기를 이용해 문서를 위조했다. 이후 조씨는 진씨에게 자신이 위조한 문서 사진을 보내 그를 속였다.
조씨가 위조한 것은 공문서만이 아니었다. 그는 공사 진척 상황뿐 아니라 거래내역을 조작하기 위해 A투자증권 명의의 통장 사본을 위조하고, 부동산 계약서 등도 위조해 이를 진씨에게 사진으로 전송해 속였다. 또한 그는 2017년 진씨를 강동구의 한 커피숍에서 만나 위조한 문서들을 건네주기까지 했다.
문서 위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씨는 자신이 문서를 위조한 것이 아니라 ‘견본품’을 만들어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진씨가 사용승인서 등 문서 형식을 궁금해해서 견본품을 만들어준 것”이라며 “위조한 사실은 있으나 행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법원은 조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진씨는 동업자로서 1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2년 이상 이를 돌려받지 못하자 조씨에게 질문을 한 것”이라며 “투자금을 반환할 수 있다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조씨가 문서를 위조해 보여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진씨를 속이기 위해 건축물 사용승인서뿐만이 아니라 거래내역 등도 전부 위조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조씨는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을 하고 있고, 진씨 역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