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자영업자 대출(소호대출)은 지난달에도 2조원 넘게 늘어나며 올해에만 6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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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3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193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보다 2조7436억원 줄어든 규모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줄었다. 감소폭도 1월(1조3634억원), 2월(1조7522억원) 등 석달째 커졌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올해에만 5조8592억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이 각각 650억원, 3938억원 늘어난 가운데, 신용대출이 2조4579억원 줄어들며 전체 가계대출 감소세를 이끌었다. 신용대출은 지난 2월 1조1846억원 줄어든 데 이어 감소폭이 커졌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되고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며 신규 대출보다 상환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연봉 대비 연간 갚아야 할 원리금 비율인 DSR은 올해 1월부터 총 2억원 이상 대출 보유 시 차주별로 40%(은행 기준, 비은행권은 50%)를 적용받는다. DSR 계산 시 활용하는 신용대출 산정 만기도 5년으로 축소했다.
여기에 신용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 기준이 되는 은행채(AAA·무보증) 6개월물 금리는 지난해 8월 중순까지 1% 아래에서 움직였으나 올해 3월 말 1.7% 선을 돌파했다. 그 결과 신규 대출보다 상환 수요가 많아졌다는 게 은행권 분석이다.
◇은행들, 소호대출에 공격 영업
기업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업대출 잔액은 653조9072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2052억원 늘었다. 올해 들어 3개월 동안 18조194억원 증가하며 가계대출 감소세와 정반대 양상을 나타냈다.
기업대출 증가분의 3분의 1은 소호대출이었다. 소호대출은 지난달 2조362억원 증가한 305조5528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소호대출 증가액은 5조8313억원에 달한다. 은행들이 가계 시장에서 이자이익을 예전만큼 내기 어려워지자 자영업자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소호대출 금리는 가계신용대출보다 낮게 책정되고 있다. 5대 은행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고신용(1~3등급) 자영업자에게 신규 취급한 개인사업자 비보증부 신용대출(소호 신용대출) 가중평균 금리는 은행별로 연 2.74~3.72%다. 지역 신용보증재단 등 보증기관의 보증서가 없어도 낮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한 것이다.
한편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은 지난달 6조4454억원 줄었다. 지난 1월 12조원 가까이 늘었지만 2월에 8452억원 줄어든 데 이어 3월에도 감소했다. 다만 요구불예금이 9조3230억원 늘어나며 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 잔액은 710조원을 넘어섰다. 정기적금은 3544억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