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고에선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참가했으나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Pre-Qualification))’에서 현대건설 컨소시엄만 조건을 충족해 유찰됐다. 이후 재공고가 났지만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PQ조건이 까다로워 입찰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현대건설 컨소시엄만 단독 입찰해 또 다시 유찰됐다.
LH는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을 할지, PQ 기준을 완화해 재공고할지 등 양방향을 열어두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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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목 공공공사 건설사 제한적, 컨소시엄 구성 어려워”
27일 LH 등에 따르면 LH가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성공사 1공구에 대한 입찰신청확약서(입찰의향서)를 26일 받아 본 결과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 GS건설, 대보건설, 금호건설, 강산건설, 이에스아이, 유호산업개발, 씨앤씨종합건설) 한 곳만 단독 입찰했다.
첫 공고때는 대우건설 컨소시엄(대우건설, 중흥토건, 태영건설, 남광토건, 극동건설, 세운건설)도 입찰했으나 재공고 때는 입찰 의향서를 넣지 않았다. LH가 재공고를 하면서 ‘PQ’를 그대로 유지했고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이 조건을 맞추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성공사 1공구 사업은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이동읍 일대 용인국가산압 부지 493만6198㎡규모에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추정 사업비가 1조 3836억원 규모로 상위 토목시공능력 보유업체 간 컨소시엄 구성을 전제로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CMR)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는 건설사업관리자(CM)가 시공 책임까지 함께 지는 방식이다.
이중 쟁점이 되는 PQ는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건설사의 최근 10년간 단지조성공사 규모가 1조 3814억원이 되는 지다. LH는 대규모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작년 토목건축공사업 토목부문 시공능력평가액 상위 10위 내 업체가 참가하되 상위 10개 건설사 중 2개 업체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해놨다. 즉, 상위 10개 건설사 중 2개 이내의 대형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이뤄 입찰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상위 10개 건설사 중 대우건설 한 곳이라 최근 10년간 1조원이 넘는 공사 실적을 충족하기 어려웠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상위 10개사 등의 참여를 검토하긴 했으나 토목 공공공사를 해왔던 건설사가 제한적이라 이들이 참여하더라도 PQ기준을 맞추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현재의 PQ 기준은 LH의 일반 입찰 기준보다 더 높다”고 밝혔다.
대규모 국책사업에 적용되는 PQ는 건설사업의 총공사비를 기준으로 350% 또는 면적의 5분의 1을 한 것의 350%를 기준으로 하는데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의 PQ는 총공사비의 100%를 기준으로 설정했다. 면적 기준으로 정했다면 PQ 기준이 1조원이 안 된다는 게 대우건설의 설명이다.
특히 국토교통부와 조달청이 작년 발주한 10조 5000억원 규모의 가덕도 신공항의 경우 복수 경쟁 입찰을 만들기 위해 PQ 기준을 계속해서 완화했다. 컨소시엄 구성을 상위 10위 건설사 중 2곳 이내에서 3곳 이내로 확대하고 기준이 되는 공사금액도 4000억원 미만으로 낮췄다. 결국 작년 5월부터 네 차례에 걸친 입찰이 모두 유찰된 끝에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을 진행했다. 현재는 공사 계약 기간에서 국토부와 현대건설 컨소시엄간 이견이 커지면서 계약 해지 수순에 돌입했다.
LH “시뮬레이션 결과 복수 경쟁 가능했다”
LH는 PQ 기준이 높아진 것은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공사가 반도체 공장 가동과 직결돼 시급성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고난이도 공사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난이도 공사이기 때문에 PQ 기준을 별도로 정했다는 얘기다. 1공구 공사는 반도체 공장 가동을 위한 발전소, 변전소 등 조성과 건축 공사가 병행되는 구조다.
그러나 건설업계에선 산업단지 조성공사는 고난이도 공사가 아니고 오히려 가덕도 신공항 공사가 고난이도 공사라고 평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국책사업을 발주하는 데 있어 기준점이 불명확하다고 지적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항공사는 설계부터 활주로, 관제탑, 터미널까지 일반 토목공사와 달리 굉장히 까다롭다”며 “특히 활주로는 비행기가 착륙할 때마다 굉장한 압력을 받아 지반이 내려갈 수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하고, 경사가 조금이라도 생기면 비행기 이·착륙시 문제가 되기 때문에 까다로운 공사”라고 말했다. 이러한 공사 입찰에 대한 PQ는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낮췄으면서 용인 반도체 산단 공사는 PQ 기준을 높인다는 게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용인 반도체산단 공사의 경우 첫 공고때부터 입찰신청확약서를 받은 점도 의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 선정시 입찰의향서를 받듯이 입찰신청확약서를 먼저 받고 이들에 한해 입찰 참여가 가능하도록 했다. 입찰신청확약서를 낸 후 입찰 참여를 하지 않을 경우 즉, PQ심사를 받지 않을 경우엔 1년간 LH가 시행하는 LH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토록 했다. 그로 인해 첫 공고 이후 일주일 만에 또 다시 유찰됐다.
국가계약법에 따르면 두 차례 유찰이 된 후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다만 LH는 유효한 낙찰자 선정을 위한 심사 기준 등은 별도 방침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LH로선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으로 할지, PQ 기준을 낮출 지를 선택해야 한다. LH관계자는 “PQ 기준을 설정해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 복수 경쟁의 구도가 성립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두 차례 유찰됐는데 지금 상황에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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