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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미래당과 개혁신당은 당초 지난달 28일 첫 비전대화를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거대 양당 위주의 정치에서 벗어나 당의 미래 비전에 대한 공통점과 차이점을 확인하고, 그 간극을 좁혀가기 위해서다. 그러나 지난 28일 예정됐던 협의체는 30일로 연기됐고, 현재는 또 한 번 늦어져 개혁미래당의 창당 예정일인 4일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
개혁미래당이 개별 창당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제3지대 빅텐트 가능성이 희박해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전날 전남 순천시 조곡동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개혁미래당과 합당에 회의감을 드러내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개혁미래당이 제3지대를 하겠다고 하면서 왜 이준석 대책을 이야기하고 있는가”라며 “‘이준석 때문에 통합이 안 된다’, ‘이준석의 교통 공약이 어떻다’ 등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이견이 있어 나왔다고 주장하면서 정작 이준석 이야기밖에 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어떻게 개혁할지에 대해 얘기했을 때 나은 의견이 있으면 같이 가는 것이지만, 지금 개혁미래당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다를 게 없다”고 덧붙였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 탈당 현역의원이 주축으로 이뤄진 개혁미래당 역시 빅텐트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한편으론 미적지근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을 탈당한 인사를 중심으로 지지 기반을 확장하면 개혁신당과 합당에 대한 유인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 공천과 선거제를 둘러싼 갈등이 향후 제3지대 빅텐트 성사 여부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는 오는 6일부터 공천 대상자 종합 심사 결과를 발표하며,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에 전달할 예정이다. 심사에서 탈락한 인사들은 제3지대로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는 선거제 결정 권한을 이재명 당 대표에 위임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와 병립형 비례제 회귀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가 어느 쪽으로 결정하든 불만이 심화하며 탈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달 26일 81명 민주당 의원들은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야합해 병립형으로 돌아가면 선거 기간 내내 제3지대 공세에 시달릴 것”이라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